전·의경 부모들 "이제 침묵하지 않겠다"

7일 '폭력시위 규탄' 집회... "왜 경찰 과잉진압만 탓하나"

등록 2006.01.03 17:57수정 2006.01.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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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해 12월 농민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배치된 경찰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지난해 12월 농민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배치된 경찰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제는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농민시위 사망사건 파문이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로 일단락된 가운데, 전·현역 전·의경 네티즌과 그 부모들의 모임이 폭력시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전·현역 전·의경 네티즌 모임인 '전의경 그들의삶!', 전·의경 부모들이 개설한 '전의경부모의 모임'과 '전의경우리고운아들들' 등의 회원들은 7일(토) 오후 서울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폭력시위 규탄에 나선다.

전·의경 또는 그 부모들이 폭력시위에 직접 목소리는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특히 최근 농민시위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과잉진압을 탓하는 여론에 강한 불만을 떠뜨리고 있다. 더불어 전·의경들의 고된 훈련과 열악한 근무조건 등에 여론이 무관심하다고 호소했다.

전·의경 부모들 "집회 있는 날은 불안에 떤다, 농민 죽음은 위정자 탓"

a 전·현역 전·의경 6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전의경 그들의삶!' 카페는 최근 농민시위 사망사건으로 허준영 경찰청장이 사퇴하자 폭력시위 규탄 집회를 7일 열 계획이다.

전·현역 전·의경 6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전의경 그들의삶!' 카페는 최근 농민시위 사망사건으로 허준영 경찰청장이 사퇴하자 폭력시위 규탄 집회를 7일 열 계획이다.

'전의경우리고운아들들(cafe.daum.net/arbang1003)' 운영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부모들은 시위가 있는 날이면 불안한 마음에 가슴을 움켜잡고 눈물을 삼킨다"며 "우리 아들들이 죽창으로 눈을 찔려도, 쇠파이프로 턱이 부서지고 코뼈가 주저앉아도, 고막이 터져도, 언론은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의경들은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지만 휴가 나올 때는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준다며 기동복조차 입지도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떳떳한 대우를 받지도 못하는데 폭력시위를 몸으로 막는 그들을 '살인마'라며 처벌하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농민들이 숨진 것은 안타깝지만 그 책임은 경찰이 아닌 국회를 비롯한 위정자들의 잘못"이라며 "웬만큼 아파서는 경찰병원에 입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상자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전의경부모의 모임(cafe.daum.net/ParentsPolice)' 운영자도 3일 올린 글을 통해 "폭도들로부터 시달리고 고생하면서도 살인마 소리까지 들은 우리의 아들들, 전의경들의 사기를 돋우어주자"고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아이디 '은목서'는 "너무 혹사당하고 폭력적인 시위에 시달리는 우리 애들을 위해 부모들께서 더이상 침묵해서는 안된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전의경부모의 모임'과 '전의경우리고운아들들'은 전·의경 아들을 둔 40∼50대 부모들의 모임으로, 지난해 5월과 7월 각각 만들어졌다. 당시 울산플랜트노조 시위에서 부상당한 전경의 동료 부모가 경찰 책임을 부각시키는 여론에 반발, 처음 카페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경도 가세... "불법행위를 하고도 뻔뻔한 무리들에게 사법처리를"

전·현역 전·의경들도 폭력시위 규탄에 가세했다. 2001년 8월에 개설돼 현재 6만여명의 전·현역 전·의경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전의경 그들의삶!(cafe.daum.net/ap1004)'이 대표적이다.

이 카페 운영자는 2일 올린 글에서 "이제는 침묵하지 않겠다"면서 "전·의경들의 안전을 위해, 불법행위를 하고도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있는 무리들에 대한 단호한 사법처리 촉구를 위해 대외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페 회원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아이디 '갈굼쟁이'는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 우리 생각을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불법폭력 집회의 부당성과 그들이 말하는 자칭 폭력진압이라는 게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자"고 주장했다. 아이디 '의무전투경찰'은 "평화시위가 어떤 것인지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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