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이가 바둑알로 만든 묵주와 꽃기린(예수님꽃)노태영
그래서 올해는 지금까지 해온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당신을 위한 기도를 하겠습니다. 보통 이야기 합니다. 기도는 나를 비우는 일이라고. 나를 비우고 또 비우고 당신으로 채우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말의 뜻은 나를 비운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습니까? 혹시 나만을 위해 기도하면서 살아온 것은 아닌지. 솔직히 그랬습니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기껏해야 민족을 위해 조금 기도를 했을 뿐입니다. 기도는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야 기도가 기도로서 의미가 있게 됩니다.
기도는 가장 성스럽고 가장 솔직한 인간의 행위입니다. 기도하면서 자만하거나 거짓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기도하면서 욕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비방하는 기도도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는 기도의 대상이 가장 좋아하는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기도는 가장 훌륭한 미사이고 예배이고 법회입니다. 종교가 가장 순수하게 우리 인간의 생활에 내면화시켜 우리를 정화시키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 부처님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신이 될 수는 없습니다. 기도하는 시간만큼은 나보다는 당신이 우선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병술년 새해에는 다음과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 당신의 넓은 사랑을 위해 당신의 편안함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2006년 병술(丙戌)년 한 해, 당신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당신을 위해 기도하면서 살겠습니다.
하느님!
당신께 비나이다.
하느님! 건강을 주소서.
내 몸이 당신을 끝없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 지혜를 주소서.
내 맘이 당신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느님! 사랑을 주소서.
내 눈이 낮은 곳을 향할 수 있도록
하느님! 겸손을 주소서.
내 발이 늘 더러운 곳을 향할 수 있도록
하느님! 자비를 주소서.
내 손이 항상 어려움이 있는 곳을 향하도록
하느님! 은총을 주소서.
내 입이 만족에 길들지 않도록
하느님! 인내를 주소서.
내 귀가 모든 거슬리는 소리도 듣도록
하느님! 소망을 주소서.
내 머리를 당신생각으로 채울 수 있도록
이제 행복합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당신이 바로
내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도하면서 당신을 위한 삶을 살겠습니다. 나를 위한 기도는 단지 당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수단일 따름입니다. 이렇게 살다가 당신에게 나의 조용한 안식처를 내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