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맘대로 못 쓰는 '아! 대∼한민국'

보수단체, 전교조 교사 창작시 관련 파면 요구 논란

등록 2006.01.19 16:51수정 2006.01.1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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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모 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한 보수단체 사이트
신모 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한 보수단체 사이트

일부 보수단체가 전교조 소속 현직 교사가 쓴 창작시를 문제 삼아 파면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미디어다음>이 '보수단체의 파면요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시민들의 75% 이상이 보수단체 주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학법과 관련 전교조에 이념공세를 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교조 시인의 창작물을 문제 삼는 것 같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여고 국어 교사이며 시인이고, 인천지역 시민단체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신모씨는 지난 2002년 6월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효순·미선양 사건과 관련,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비판하는 시 '대∼한민국'을 지난 2004년 1월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신씨 작품에 대해 보수 단체로 알려진 국민행동본부, 나라사랑어머니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40여 명은 지난 18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친북 반미선동 전교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신씨의 교직 파면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신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대한민국'이라는 자작시에서 대한민국을 능멸했다"면서 "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이는 전교조의 친북반한(親北反韓) 교육의 한 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런 주장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할 뿐만 아니라, 75% 이상의 누리꾼들은 이들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다음>에서 진행한 네티즌 여론조사(1월 19일 오후 4시 현재)
<미디어다음>에서 진행한 네티즌 여론조사(1월 19일 오후 4시 현재)미디어다음
<미디어다음>은 19일 '네티즌이 뽑은 뉴스'라는 코너에서 <한국일보>가 19일 보도한 이 사건 기사와 함께 시 원문을 게재했다. 또한 '보수단체의 파면요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설문을 조사한 결과 77.1% 누리꾼들이 이들의 주장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인천민족문학작가회의 편집주간을 맞고 있는 이희환씨는 "시적·문학적 표현을 그대로 해석해서 이념공세를 하는 것은 창작물에 대한 몰이해와 함께 사학법과 관련 전교조에 이념공세를 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인의 창작물을 문제 삼는 거 같다"며 보수단체의 주장에 대해 어이없어 했다.


실제로 국민행동본부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신씨의 시와 전교조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을 태어나서는 안 될 '분열정권의 수립'으로 보는 노 대통령, 교육부장관, 전교조는 한 편이 되어 애국사학(愛國私學)을 두들겨 패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누구 편에 설 것인가 결단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행동본부를 비롯한 보수단체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되면 신씨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오히려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비난 여론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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