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 딱 한번만" - "검증 안됐다"

[함께 만드는 뉴스] 네티즌이 '출마' 고민하는 강금실 전 장관에게 던진 조언

등록 2006.01.23 08:47수정 2006.03.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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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독자가 참여해 완성해나가는 '팬 픽션(fan fiction)' 형식의 '함께 만드는 뉴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함께 만드는 뉴스'는 여러 다양한 의견들이 나올 수 있는 주제나 사안에 대해 기자가 전후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에 대해 독자들이 직접 주인공 또는 조언자의 입장에 서서 의견을 제시합니다. 이후 독자들이 남긴 의견을 반영하면서 최종적으로 기사를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그 첫번째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것인지 고민중인 강금실 전 장관의 이야기를 전달한 뒤, 독자들로부터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또 강 전 장관으로부터 이번 기사에 대한 의견을 직접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그의 지인들로부터 간접적으로 반응을 들어보았습니다. <편집자주>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당신이 몸담았던 참여정부가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물처럼 바람처럼·gyd3333)

"도대체 지금까지 검증된 게 뭐가 있습니까?" (李春風· wong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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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만드는 뉴스] 강금실이 당신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1월말에 얘기 나오지 않겠나"
지은희 전 장관, 강 전 장관에게 출마권유

그동안 정치권에 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면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던 강금실 전 장관이 최근 들어 출마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의 집요한 설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의 한 지인은 "그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강 전 장관이 마음을 조금 바꾼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람은 지은희 전 장관"이라며 "아마도 집요하게 설득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 전 장관은 "강 전 장관을 만나 아주 개인적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전달하기 어렵다"면서도 "기다려 봐라, 1월말 정도에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면서 조만간 강 전 장관의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
최근 서울시장 출마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에게 던진 <오마이뉴스> 독자들의 상반된 조언이다. 지난 19일 자정께 올렸던 '강금실이 당신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제하의 기사에는 22일 밤 10시 10분 현재 184개의 네티즌 댓글이 달렸다.

그의 출마를 지지하는 의견의 대부분은 강 전 장관이 "위기에 빠진 참여정부를 구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독자의견 중 필명 '물처럼 바람처럼'의 <누님! 이번에 딱 한번만 하는 겁니다>라는 제하의 글은 9237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이 글에 대해 130여명은 찬성, 반대는 3개에 불과했다.

강 전 장관이 법무장관을 마치고 떠나는 날, "훌륭한 변호사, 그리고 영원한 자유인이 돼 달라"라는 댓글을 올렸다는 '물처럼 바람처럼'은 "지금 그 때의 말을 거둬야 하겠습니다"라면서 "당신이 몸담았던 참여정부가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라고 출마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양극화의 골을 더 깊게 만들 딴나라(한나라당) 시장이 당선되는 것을 절대 볼 수 없으며 그것은 국가적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그 다음으로 "여성 서울시장이 나올 때가 됐고, 강금실이 그에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았다. 필명 '국민알바이트'(kimhaekims)는 "해방 이후 60년 만에 명실공히 대통령급 여성지도자가 탄생했다, 서울시장이란 자리가 그(대통령) 징검다리라는 사실은 무시 못할 수단"이라고 주장했고, '눈사람'(m8422)은 "서울시장, 남자만 하라는 법은 없다"며 "당신 같은 여성들도 한번쯤은 맡아서 시정을 잘 이끌어서 앞으로도 제2, 제3의 여성시장의 탄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법무장관 시절의 능력을 평가한 의견도 많았다. 필명 '호수공원(hwk1438)'은 <똑소리 강 장관...출마를 강력 권고하겠다>에서 "법과 원칙에 의거 똑소리 나게 법무장관직을 잘 마무리했던 강 장관"이라며 "시장을 맡으면 한 치의 오차 없는 깔끔한 일처리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이상우'(rhctls)처럼 "서울시장으로는 아깝고 바로 대통령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금실 누님"


오마이뉴스 남소연
출마지지 의견들 중에는 그를 '누님'으로 표현한 글이 많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민똘이(romi0405·조회 6566·찬성 101·반대 4)는 "이상하게도 장관이라는 칭호 보다는 그냥 부르기 편안한 '누나'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강금실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 된다면 혹은 더 나아가서 대통령까지 된다면 아마 대한민국에는 더 이상 한나라당 식의 권위주의적인 모습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누님의 귀환> (스타·namhyuck), <금실 누님... 많은 이들이 누님을 기다립니다> (문덕·lchk6) 등도 강 전 장관을 '누님'으로 불렀다.

강 전 장관의 출마를 반대하는 의견 중 다수는 "정치판은 진흙탕이므로 뛰어들지 말라"는 논리였다. 강화필부(joand)는 <정치 만능의 한국사회에서>(조회 3074·찬성 13, 반대 28)라는 글에서 "너도 나도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통에 한국정치가 요 모양 요꼴 아닌가"라며 "정치와 세상 명리를 초개처럼 보는 사람이 한 사람쯤은 있는 것도 괜찮은 일 아닌가"라고 충고했다.

"죽으려면 무슨 짓을 못해... 천하의 강금실이라도 지금은 안 돼"

그가 출마해도 당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그 다음으로 많았다. "지금 노통의 지지도가 얼마이며, 열우당의 지지도가 얼마인가? 천하의 강금실이라도 안 된다. 가만히 세월을 즐기며 살아가시죠"(이인용·nejarang 님의 <죽을려면 무슨 짓을 못해>)라는 것이다. '아마'(vamphy)도 "당신이 나온다고 이기는 선거가 아니다. 집권 여당이 뭘 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며 "나가고 싶으면 대통령 선거 이전에 다시 장관시켜준다는 각서라도 받아두고 출마해라~~"고 조소했다.

그의 능력이 의심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춘풍'은 <하지마세요>와 <도대체 왜들 이러세요> 두 개의 글을 올려 "강금실씨가 장관하면서 우리가 감동할 정도의 큰 업적을 이룬 게 있었습니까? 그녀가 민중의 편이라는 증거라도 있습니까? 강금실이 진짜로 그 자리에 어울려 보여서 추천하시는 겁니까? 도대체 지금까지 검증된 게 뭐가 있습니까?"라며 출마찬성 의견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굳이 이 판에서 꼭 쓰고 싶다면 청와대 민정수석 같은 거라면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국회 들어가서 전문성을 살리든가요"라고 조언했다.

'민지'(algbra)도 <왜 강금실인가?>에서 "도대체 그분의 정치철학은 뭐지? 통일에 대한 신념은? 노동자 농어민 서민에 대한 관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기여한 게 뭐가 있더라? 암울했던 독재시절 때 그분은 모하고 계셨을까?"라며 강 전 장관의 개혁성과 진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난 노빠들이 강 누님에게 환장들 하는 모습이 참으로 이상타"라며 "난 그분이 정치 안하겠다는 말씀 외에 국가와 민족에 대한 어떤 (좋은) 얘기도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왜 이런 식으로 독자들을 한 인물 앞에 도열시키나"

2004년 7월 29일 오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강금실 법무부장관 퇴임식. 꽃다발을 든 강금실 전 장관이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청사를 떠나고 있다.
2004년 7월 29일 오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강금실 법무부장관 퇴임식. 꽃다발을 든 강금실 전 장관이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청사를 떠나고 있다.권우성
이번 기사 자체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4시 신데렐라'(ourstory)는 <이런 기사 반대합니다>라는 글에서 "왜 이런 식으로 독자들을 한 인물 앞에 도열시켜 다른 방향을 볼 수 없도록 만드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려는 근시안적, 반동적인 정치관을 갖지 말고, 정책적으로 승부할 수 있는 정당이 되고, 정책을 보고 평가할 수 있는 국민이 될 수 있는 길을 오마이뉴스는 추구해야 한다"며 "이런 식의 인물론으로 가다보면 꾸준히 쌓는 정책들이 다 도로 아미타불이고, 심지어 국민들의 시야도 인물에 사로잡혀 정작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정책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상태 왜곡되지 않게 전달됐다"

한편, 강 전 장관의 한 지인은 이번 기사에 대해 강 전 장관이 "내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잘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지인은 또 "구정 설까지는 '강금실은 고민중'이라는 현재 상황과 달라질 것은 없는 것 같다"면서 "한가지 확실한 것은 서울시장 출마여부를 떠나, 지금 같은 '은둔생활'은 정리하고, 나름의 사회활동을 할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인은 "강 전 장관이 조언을 구하기 위해 만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나는 출마하라고 권유했다"고 전했다.

강 전 장관은 또 최근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가 주목을 끌게 되면서, 처신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은 <조영래 평전>을 다루려는 한 TV 프로그램의 패널로 참석 요청을 받았으나, 정치적 오해를 피해기 위해 출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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