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 누워 눈 감는 순간까지도 태백산을 지키겠다는 터줏대감의 살아 있는 정신에 그만 감동하고.문봉재
주목은 수형의 아름다움도 경탄할 만 하지만, 목재의 재질이 붉고 향기로우며 치밀하면서도 단단하여 모든 재목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느티나무가 남성적이라면 주목나무는 상대적으로 결이 곱기때문에 여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성지(盛志)>라는 옛 문헌에는 '주목은 형기가 좋아 관을 만드는데 쓰며 값이 무척 비싸다. 마를 때 쪼개지는 성질이 있으나 땅에 들어가면 도로 아물어 붙어서 굳기가 돌 같다'고 적혀있다. <동집(東輯)>이라는 책에도 '탄력이 좋고 빛깔이 고우며 돌처럼 단단하고 결이 치밀하여 재목으로 으뜸'이라고 써 놓았다.
주목의 목재는 절에서 부처나 염주를 만드는 데나 최고급의 가구재로 귀하게 썼다. 문갑, 필청갑, 바둑판, 지팡이, 얼레빗을 주목으로 만들었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활을 이 나무로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신사(神社) 안에 모신 신상이 들고 있는 홀(笏)을 주목으로 만든다. 이 나무의 심재에서 붉은 색 물감을 뽑아내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주목의 붉은 빛이 악귀를 쫓는 효력이 있는 것으로 믿어 벽사의 의미로 주목으로 만든 그릇이나 부적, 지팡이를 사용했다. 특히 주목지팡이는 가볍고 튼튼하고 휘어지지 않아 좋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지팡이의 붉은 빛이 귀신을 쫓아내고 무병장수하게 해 주는 힘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선조들은 주목 지팡이를 선물하는 것을 노인들한테 가장 큰 효도의 하나로 여겼다.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최진규 회장의 말에 의하면, 주목은 최근에 와서야 이 나무의 껍질에 들어 있는 택솔이라는 성분이 항암제로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적의 항암제'니 '금세기 최고의 약용식물'이니 하는 칭송을 받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 나라 토종 주목이 다른 나라 주목보다 택솔 성분이 적어도 스무 배가 넘게 들어 있음이 최근의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한다.
주목은 원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그 약성을 처음 발견하여 염증치료의 비약으로 써오던 것이라고 서양에서는 말하고 있으나, 우리 선조들도 아득한 옛적부터 신장염, 부종, 소갈병 등에 민간약으로 써왔다. 다만 주목에 독성이 있고 흔치 않았던 까닭에 널리 쓰이지 않았을 따름이다.
덧붙이는 글 | 좋은 사진을 제공해 주신 '나사모산우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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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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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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