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와 캐디는 고객과 회사와 같은 관계?

[신문광고 뒷얘기]우리투자증권 '성공 파트너' 캐디 편

등록 2006.02.03 18:11수정 2006.02.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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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와 캐디의 올바른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신문 광고가 독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골퍼 뒤에 '투명인간'처럼 서 있는 캐디의 모습을 통해 그간 (드라마나 현실 속에서) 골퍼에게 '성희롱 당하거나 발에 걷어차이는' 어두운 이미지를 단 한 컷으로 날려버린 것.

2월 3일자 한국경제 C3면 등에 게재된 광고
2월 3일자 한국경제 C3면 등에 게재된 광고김유원
광고 카피는 "모든 성공에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제일 먼저 골프장 코스를 파악한다 ▲코스의 공략법과 클럽 선택을 계획한다 ▲최종 판단을 위해 경기 구상에 몰입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게임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골프 선수를 돕는' 캐디의 역할을 간단명료하게 소개했다.

만화 <골프 천재 탄도>에 등장하는 캐디 '라미아'(탄도의 여자 친구)를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도 코스를 돌면서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그린 앞을 흐르는 연못에 뛰어들어 그린의 위아래를 살피기도 한다. 게다가 탄도가 미스샷을 범하기라도 하면 마치 자신이 정보를 제대로 주지 못한 탓으로 여겨 괴로워하기도 하는 '프로 캐디' 말이다.

우리투자증권 홍보팀 광고담당 정준범 차장은 "이번 광고는 TV CF의 스틸 컷을 수정(그림자를 흰색으로 처리)한 것"이라며 "캐디와 골퍼의 관계를 회사와 고객의 관계로 자연스레 연결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앞서 확정한 '당신의 성공 파트너' 컨셉트가 기획 단계에서 가이드 역할을 해줬다는 게 정 차장의 설명이다. CF 속 캐디는 '투명인간'처럼 오직 골퍼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무게가 잔뜩 들어가기 십상인 증권사 광고치고는 '통통 튀어' 다소 가벼운 느낌을 줄 만큼 '그림자 수행'을 하는 모습이었다.

"스포츠가 갖는 대중성에 주목했을 뿐, 골프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결과적으로는 그간 여러 측면에서 실추된 캐디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긴 했습니다만…."

캐디는 (연예인의) 매니저요 (스포츠의) 코치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정 차장은 "엄밀한 의미에서 자수성가(自手成家)는 없다"고 말했다. 성공자의 곁에는 반드시 누군가가 파트너로 함께 한다는 얘기다.


광고 모델 강수연 프로는?

강수연 프로(사진)는 지난해 8월 있었던 ‘여자 프로 골프(LPGA) 셰이프웨이 클래식’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해외파의 대열에 합류했다. 골프 실력과 더불어 뛰어난 패션감각과 수려한 외모를 지닌 강 선수도 한때 극심한 부진과 좌절을 겪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무대서는 라이벌이 없을 정도로 승승장구한 한국 여자 골프의 1인자였다. 하지만 2001년 미국 무대에 데뷔한 이후 4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부진의 늪에서 헤맨 것.


이러한 극심한 슬럼프에서 그녀를 벗어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돼준 가족들과 그녀를 끝까지 믿어 주었던 주변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이었단다. 누구보다 캐디의 고생을 빼놓을 수 없다고.

그녀에게 있어 캐디는 단순히 장비를 챙겨주고 진행을 보조하는 도우미가 아니라, 선수의 진정한 동반자다.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조언을 해줄 뿐만 아니라 자신 뒤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제공, 우승으로 이끌어 주는 파트너라는 것.

TBWA코리아 광고1팀 노호정 AE는 "강수연 선수가 이번 광고에 캐스팅된 이유도 성공 뒤에 가려진 이러한 뒷얘기 때문이었다"며 "특히 '고객의 성공을 목표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우리투자증권의 의지가 강 선수의 성공과정과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 김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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