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는 글쓴이 김경화김영조
하필이면 추운 날 인터뷰를 하러 내 사무실에 온 김경화씨는 얼굴이 해맑았다. 마음이 천진하고, 착할 것만 같은 모습이기에 그는 아마도 어린이 책을 쓰는 모양이다.
- '청동말굽'이란 이름은 어떻게 붙였습니까?
"이 책은 제가 썼지만 청동말굽의 이름으로 나갔습니다. 청동말굽은 좋은 어린이 책을 만들려고 뭉친 모임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말에 청동으로 된 말굽을 달아주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이들 책을 쓰면서 아이들에게 청동말굽을 달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요. 하늘을 난다는 의미는 성공하라는 뜻보다는 세상을 넓게 보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쓴 것입니다. 지금 와서 보면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 어떻게 우리 문화, 그리고 아이들 책을 쓰게 되었나요?
"나는 성균관대 아동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 뒤 출판사에서 어린이 책을 편집하는 일을 하기도 하면서 어린이 책을 직접 기획하고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정보를 알려주는 책은, 선진국의 책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끝에 그것을 극복하는 길은 우리만이 줄 수 있는 것, 바로 전통문화임을 알았지요. 그래서 이런 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 이 책에는 우리 문화의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데 자료는 어디서 얻었고, 조언을 받았습니까?
"자료수집이 바탕이라는 생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책을 보고, 인터넷 검색을 했지만 인터넷 자료는 잘못된 점이 많아서 참고만 했고, 대학 도서관 등에서 전공도서나 사진집 등을 주로 보았습니다. 또 장소가 대상인 경우는 직접 주인공이 되어 찾아가서 자료와 비교하기도 했는데 명절이나 24절기는 많은 자료가 있어서 특별히 도움을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 놀이는 좀 더 재미있게, 겨레문화의 정신인 '더불어 살기'가 잘 드러나게, 옹기 따위의 훌륭한 발명품 소개도 더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적절한 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내고 보니까 많은 모자람이 느끼고, 더 노력하지 못한 것이 짙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24절기 중에는 입춘, 경칩, 대서, 백중, 처서, 대한 따위들이 빠진 것도 부족한 점입니다. 다음에 낼 때는 이를 보태고 고쳐 더 좋은 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이 책을 쓰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전에 쓴 '나이살이'란 책에서도 느꼈던 것인데 '뭐든지 때가 있다'라는 말이 너무 좋아요. 곡식이 싹이 특 때, 곡식이 자랄 때, 또 그 곡식이 열매를 맺고 거둘 때, 그리고 땅이 쉬는 때가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 자연의 순리에 맞게 우리의 삶도 조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책을 쓰는 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이런 우리 겨레의 훌륭한 철학을 잘 전달할 수 있을 만큼 더욱 내공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아이들 책을 계속 쓸 것입니다. 그러면서 책을 잘 쓸 수 있게 게으르지 않고, 건방 떨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아니 그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책을 더 정교하게 어린이들이 더 좋아하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경화씨는 앞으로 더 좋은 책을 만들 것이란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참 좋은 글쓴이라는 생각이 들고, 좋은 나눔이었기에 더불어 행복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맑은 마음의 소유자들 더 많이 아이들의 책을, 우리 문화 책을 써주었으면 하고 바람을 갖는다.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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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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