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1945>KBS
반면,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드라마를 20년 만에 리메이크한 SBS <사랑과 야망>은 정통 멜로극의 분위기가 강하다.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우는 김수현 작가의 대표작으로, 굴곡진 삶과 성공의 욕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담아낸다. SBS로서는 2000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청춘의 덫> 이후 두 번째로 리메이크 작품에 도전한다.
안방극장의 시대극 바람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드라마의 무대가 대거 과거 이동한 2006년은, 그야말로 시대극의 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극이나 트렌디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웅장한 스케일과 박진감넘치는 구성, 새로운 영상미는 시대극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재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대극 열풍의 첫 주자로 나선 세 작품은 일단 10% 초중반의 시청률로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 작품 모두 내세울 만한 확실한 톱스타가 없는데다 저마다 개성이 상이하지만, 나름대로 고정팬층을 확보하고 있어서 섣불리 우위를 논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아직 후발주자인 <서울 1945>와 <사랑과 야망>이 이제 방영 초반인데 비하여, <신돈>은 이미 지난해 후반기부터 방영을 시작한 지 오래되었음에도 아직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청률로 한숨을 짓고 있다. 손창민, 정보석, 서지혜 등 출연진들의 열연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정통 정치 사극과 퓨전 사극을 오가는 정체성이 애매한데다 기존 시대극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매력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고정팬 이상을 넘어서지 못한 한계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