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전 앞에 있는 드므와 부간주김영조
우리는 ‘인정문’을 통해 인정전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우리는 모임의 목적인 명당 확인을 한다. 덕원 선생이 앨로드(L자 모양의 금속으로 된, 명당 찾는 도구)를 들고 이리저리 옮겨본다. 인정전이 아닌, 인정전을 비껴서 바로 앞, 그리고 종1품 품계석 부근이 명당이라고 덕원 선생은 짚어낸다. 그래서 조선 오백년 동안 정1품, 종1품 등의 중신들이 임금을 가지고 논 까닭이라는 지적이다.
나는 ‘마음으로 읽는 궁궐이야기’(윤돌, 이비락)에서 본 ‘드므’와 ‘부간주’를 찾았다. ‘드므’는 화재를 막기 위해 물을 담아 상징적으로 놓아둔 것인데 화마가 왔다가 드므에 비친 자신을 모습을 보고 놀라서 도망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부간주’란 액운을 막아준다 하여 상징적으로 놓아둔 것인데 동지에는 여기에다 팥죽을 끓여 먹기도 한 것이란다. 문화유적을 찾을 때 이런 것들에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일이다.
그리곤 국보 제225호 인정전(仁政殿)을 자세히 살핀다. 인정전은 창덕궁의 중심 건물로 조정의 각종 의식과 외국 사신을 만난 장소로 사용됐으며, 신하들이 임금에게 새해 인사를 드릴 때에도 이곳을 이용하였다. 또 왕세자나 세자빈을 결정하였을 때나 국가의 커다란 기쁜 일이 있을 때에도 왕이 인정전으로 나아가 신하들의 축하를 받았다.
규모는 앞면 5칸, 옆면 4칸의 2층 건물로 지붕은 옆면에서 보았을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 지붕 꼭대기는 오얏꽃 무늬로 장식됐는데, 이것은 한말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던 무늬다. 인정전 안 천장 가운데는 한 단을 높여 구름 사이로 봉황 두 마리를 채색하여 그려 넣었다. 뒷면의 높은 기둥 사이에 임금이 앉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고 그 뒤에는 해와 달, 5개의 봉우리를 그린 ‘일월오악도’ 병풍이 있다.
한겨레의 나무 소나무, 창덕궁 곳곳에서도 발견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