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이 깨어날 때 논바닥 독새기 풀도 파릇파릇 깨어난다.sigoli 고향
신기하다. 인간 상식으로 보면 며칠간 영양분을 섭취하여 회복기를 거쳐야 하건만 작년 여름과 첫서리 오기 전 머금었던 자양분만 가지고 참개구리는 많지도 않은 물, 방죽이나 둠벙에 알알이 씨알을 박아 흐느적거리는 생명을 까놓았다.
어찌 이토록 신비한가. 작은 물길 돌 틈바구니엔 도롱뇽이 더 큼직하고 잘록한 새끼씨앗을 자루에 담아 자르르 깔아놓았다.
“한얼아, 미리야 우리 깨구리 나왔는가 보러 가자.”
“삼촌 깨구리가 뭐야? 어디로?”
“개구리를 깨구리, 깨구락지라고 했어. 어제 비가 왔으니까 저 아래 수로에 가면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어놀고 있을 거야.”
13년 전 두 조카를 데리고 개구리 구경을 나섰다. 풀숲에서 한 마리, 자작자작 고인 물에서 세 마리를 만났다. 아직 쌀쌀하고 산마을에 마이동풍(My 東風)이 몰아치니 어린애들을 아래까지 데려가지 못하고 학습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