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복귀 강행은 '입심' 수요 탓

[TV를 바꾸자] 스타 '말장난'에 볼모된 오락프로그램

등록 2006.03.09 14:48수정 2006.03.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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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 방송계 안팎에서 신정환씨 복귀 문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도박 혐의로 약식 기소돼 물의를 빚은 신씨가 '상상플러스' '여걸식스' 등의 프로를 통해 복귀하게 되자 네티즌은 공인의 윤리적 책임, 방송복귀 시기 등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소모적인 논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스타들의 입심에 의존한 오락프로의 문제점을 되짚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주목된다.

신정환씨 복귀 문제로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상상플러스' '해피선데이-여걸식스'는 스타들의 '입심'에 의존하는 프로다. 재치 있는 말솜씨와 개그가 프로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 MC들의 탄력 넘치는 진행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문제. '입심'이 '말장난'이나 '인신공격'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해당 방송의 홈페이지에는 "토크쇼가 아니라 MC끼리 모여앉아 말장난이나 하는 프로로 보인다(시청자 박혜정, 정태중)" "아무리 말장난이라 하더라도 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좋겠다(시청자 송소현)" 등의 지적이 많다. 그래서 더욱 시청자들은 신정환씨의 복귀를 염려한다. MC들의 공격대상(?)이 되기를 자처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신씨가 이들 프로의 문제점을 더욱 고착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

도박혐의로 약식기소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신정환씨가 방송복귀를 하자 네티즌 사이에선 스타들의 입심에만 의존하는 오락프로의 문제점을 되짚어야 한다는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도박혐의로 약식기소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신정환씨가 방송복귀를 하자 네티즌 사이에선 스타들의 입심에만 의존하는 오락프로의 문제점을 되짚어야 한다는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우먼타임스
시청자들의 지적과 우려에도 방송국은 신씨의 방송복귀를 강행했다. 신씨는 2월23일 KBS '상상플러스' 녹화에 이어 3월 19일 이후에 방송될 '해피선데이-여걸식스' 3회분 녹화도 마친 상태. 방송관계자는 "지나치게 어둡지 않은 방식으로 신씨가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고정 출연 문제는 시청자들의 반응과 여론의 추이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씨의 복귀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늘 그렇듯이 시청률 때문이다. 시청률조사단체 TNS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상상플러스'는 전국시청률 2~3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신정환의 중도하차 후 MC간 주고받는 개그의 맛이 덜해졌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 전국시청률 20위권밖에 머물러 있는 '해피선데이-여걸식스'는 신정환 효과(?)가 시청률 반등의 결정적 요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들의 '입심'에 프로그램의 인기를 저당 잡히는 방송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양한 형식의 프로가 공존하는 방송환경을 가로막는 '입심 프로'는 시청자들에게 '일방통행'을 강요하는 역기능을 노출할 수 있다는 것.

시청자단체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의 김진영 모니터회원은 "여러 패널의 얘기를 늘어놓고 방청객들의 웃음을 유발한 자극적인 소재만 편집해서 살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방송태도는 해당 프로의 구성과 주제를 해치게 만드는 요소"라고 분석한다.


또한, 김씨는 "최근에는 방영 예정인 영화나 드라마의 소속사 연예인들이 줄줄이 나와 신변잡기를 늘어놓으며 대놓고 홍보를 하는 프로가 많다"면서 "이러한 프로들은 전염성이 강해 다른 프로에도 영향을 미쳐 비슷한 형식의 프로를 늘어나게 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지적처럼 스타들의 '입심' 때문에 프로의 색깔이 변질되는 경우는 많다. '야심만만' '해피투게더' '진실게임' 등은 톡톡 튀는 기획의도가 스타들의 '입심'에 묻히면서 스타들의 신변잡기 대회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입심' 좋은 스타들을 모아놓으면 저절로 인기프로가 된다는 방송계의 안일한 풍토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적인 안목이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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