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테니스장, 원래는 체육공원 지으려 했었다

서초구, 2004년 서울시 계획발표 뒤 변경... 최근엔 "외국인사 사교공간 목적" 홍보

등록 2006.03.22 15:32수정 2006.03.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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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울시 서초구 소식지 <서초구 소식> 2005년 11월호에 실린 잠원테 테니스장 관련 기사. 이에 따르면 잠원테니스장 조성비는 모두 63억원이며 외국사절 등을 위한 비즈니스 목적 등으로 조성이유가 명시돼 있다.

서울시 서초구 소식지 <서초구 소식> 2005년 11월호에 실린 잠원테 테니스장 관련 기사. 이에 따르면 잠원테니스장 조성비는 모두 63억원이며 외국사절 등을 위한 비즈니스 목적 등으로 조성이유가 명시돼 있다. ⓒ 서초구청 홈페이지


서초구청 "테니스장 조성비 54억이 맞다"

서초구청은 22일 잠원실내테니스장 조성비가 실제로는 63억원이라는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서초구청에 따르면, 애초 실내테니스장 조성비가 63억원으로 책정됐던 것은 맞지만 실제 낙찰가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서초구가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에 공사 낙찰가로 지급한 돈은 모두 54억5800만원"이라며 "실제 공사비는 이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교육청과 협의 없이 허가를 내준 서울 잠원동 테니스장 조성에 들어간 비용이 당초 알려진 규모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역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체육시설로 잠원테니스장을 활용할 예정이었다는 당초 서울시 해명과 달리, 외교사절·바이어 등 외국인사들을 위한 사교공간으로 지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서초구청이 이미 지난해 자체 소식지를 통해 잠원테니스장을 '국내 최고의 실내테니스장' 건립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확인된 것.

서초구청이 지난 2005년 11월에 발간한 <서초구 소식>(347호)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서울시와 함께 잠원동 71-10번지 일대 잠원테니스장에 모두 63억원을 투입했다. 이중 42억원은 서울시 보조금이며, 나머지 21억원은 서초구청 예산.

최근까지 대부분 언론은 테니스장 건립비용이 총 54억원(서울시 42억원, 서초구청 12억원)이라고 보도했다.

a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실내테니스장 전경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실내테니스장 전경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어 <서초구 소식>은 잠실 테니스장 조성이유로 "지역주민들은 물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교사절과 바이어 등 외국인사들을 위한 사교의 공간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라며 "외국손님들의 경우 도심 한복판에서 운동을 즐기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홍보했다.

이를 위해 잠원테니스장 1층에는 테니스코트 3면과 샤워실·사우나, 2층에는 피트니스장·회의장·미니갤러리 등 초호화 시설이 들어서도록 예정돼 있다고 <서초구 소식>은 덧붙였다. 이 밖에도 실외 테니스코트 1면과 배트민턴장, 게이트볼장과 자연학습장, 300m 산책로 조성 등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서초구 소식>은 테니스장 건립부지가 학교용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현행법상 존치기간 3년 이내의 건축물을 지어야 하고, 서울시와 서초구가 나중에 관할 교육청과 협의해 용도변경을 하지 못할 경우 철거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알리지 않았다.

한편 서초구는 애초 학교부지였던 이 곳에 지역주민을 위한 개방된 체육공원을 조성할 계획까지 세웠으나, 이조차 실내테니스장을 만들겠다는 서울시 발표 이후 변경됐다.


서초구청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애초 이 곳은 학교부지였지만 이미 84년부터 주민들의 요구로 체육공원 조성이 검토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체육공원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2004년 8월 서울시가 실내테니스장건립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서로 요구가 맞아 떨어져 테니스장 건립을 함께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명박 시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강북(창동과 서울시립대)에 실내테니스장을 지었으니 강남에도 만들어야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실내테니스장은 이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 2002년 10월 착공돼 지난해 6월 완공됐다.

다음은 <서초구 소식> 2005년 11월호(347호)에 실린 기사 전문.

서초에 국내 최고의 실내테니스장 생긴다
테니스코트 4면·회의장·피트니스클럽과 야외공원시설도 들어서


서초구는 서울시와 함께 잠원동 71-10번지 일대에 국내 최고 시설의 실내테니스장을 조성한다. 총면적 3517평 규모로 조성되는 잠원테니스장(가칭)은 지역주민들은 물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교사절과 바이어 등 외국인사들을 위한 사교의 공간으로도 사용될 예정으로 서울시 보조금 42억원을 포함, 총 63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내년 초 완공된다.

운동공간은 이제 단순히 운동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비즈니스장으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골프장 이외에는 외국손님들을 위한 마땅한 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외국손님들의 경우 장거리이동 등의 문제로 골프장을 꺼리는 경우도 많아 잠원테니스장이 완공되면 도심 한복판에서 운동을 즐기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는 실내체육관의 1층에는 국제 규격의 테니스코트 3면과 샤워실, 사우나가, 2층에는 피트니스장, 회의장, 미니갤러리가 조성될 예정이며 실외에도 테니스코트 1면과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등의 체육시설과 함께 연못 형태의 자연학습장과 300m 코스의 산책로 등을 마련하여 지역주민과 학생들에게 훌륭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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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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