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수입쌀, 얼마나 아십니까?

우리 쌀과 성분 비슷, 가격 저렴... 원산지 표기뿐 설명·홍보 없어 피해 우려

등록 2006.04.03 14:47수정 2006.04.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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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부산항에 미국의 칼로스 쌀이 입항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쌀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문화 DB
지난 3월 23일 부산항에 미국의 칼로스 쌀이 입항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쌀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문화 DB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지난 3월 23일 부산항에 미국산 칼로스 쌀이 입항하면서 수입쌀이 우리 식탁에 올라올 날이 멀지 않았지만 수입쌀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산 쌀 칼로스는 오는 4월 5일 실시될 공매를 거쳐 4월 10일을 전후해 백화점, 할인마트, 소매점 등에서 팔리게 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우리쌀 사랑 운동'의 일환으로 당분간 수입쌀은 취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산 쌀과 성분이 비슷하면서도 20kg 기준 도매가격이 국내산보다 10% 이상 싼 3만 2000원대여서 대형 식당이나 급식업체에서는 수입쌀 입고를 고려해볼 것이라는 반응인 만큼, 소비자들이 수입쌀을 접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와 농민들이 수입쌀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아무런 정보 없이 수입쌀을 맞이하게 될 처지. 소비자들은 수입쌀이 국내 쌀과 맛과 형태가 비슷할 경우 발생하게 될 '국산쌀 둔갑'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여성민우회 생협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수입쌀이 들어오는 것만 알 뿐 국내 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한 뒤, "쌀은 도정된 뒤 2주 안에 먹어야 하는데 수입쌀은 도정 후 한 달이 지나서 소비자에게 도착하기 때문에 유통기한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소비자들이 시장이나 식당에서 국산쌀과 수입쌀을 쉽게 구분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

시판용 수입쌀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국내 쌀처럼 10kg과 20kg짜리로 포장되어 '밥상용 쌀'로 입고된다. 농림부에서는 쌀 포장지에 원산지와 성분 관련 표시만 하도록 하고 별도의 설명서나 홍보물은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이 수입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하고 구매하거나 수입쌀이 국산쌀로 둔갑해도 알아채지 못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경자(서울시 월곡동)씨는 "우리쌀을 지키고 싶지만 수입쌀이 국산쌀과 맛의 차이가 없고 가격이 싸다면 마음이 흔들릴 것"이라며 "대형 식당들이 일반 소비자들보다 먼저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식당 이용자들한테 수입쌀을 사용한다고 알려주지 않는다면 소비자들만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그러한 부정 유통을 막기 위해 일부러 포장된 형태로 수입하게 된 것이다"라며 속여서 판매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5만원에서 200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강력하게 규제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칼로스 쌀은 입항 후 병해충, 잔류농약 품질검사를 하고 있으며, 첫 수입된 쌀인 만큼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오랜 시간 철저하게 검사할 방침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칼로스 쌀'은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생산된 쌀. '칼로스'라는 명칭은 우리나라의 '이천쌀' '김포쌀' 같은 생산 지역에 따른 광범위한 브랜드 이름으로, 특정 지역에서 재배된 벼로 만든 쌀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칼로스 쌀은 US 1등급을 받았으며 일식과 중식 등이 보편화되면서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주로 구입하여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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