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정제의 미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180cm의 큰 키에 준수한 외모, 단정한 옷차림으로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지녔다. 그가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은 흰 와이셔츠에 파스텔톤 노란색 넥타이, 또는 푸른 셔츠에 와인빛 타이. 많은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인 셈. 하지만 그가 하면 왠지 달라 보인다. 깔끔한 외모 덕분일까. 17대 의원들 가운데서도 우 의원은 '얼짱' 0순위로 손꼽힌다.
그는 정동영 의장체제 출범과 함께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우리당 지도부는 외모 순으로 뽑는 거 아니냐?"라고 묻자, 수줍은 소년처럼 미소를 지으며 정작 자신은 '촌놈'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그러고 보니 그가 낸 책 제목도 '촌놈'이다.
그의 고향은 강원도 철원이다. 군대에 다녀와서 늦깎이 운동권 학생이 된 우 의원은 1987년 6월항쟁 때,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시위를 주도했다. 이한열 열사 장례식에서 영정을 들었던 청년이 바로 그다. 국문학과 81학번인 그의 꿈은 시인이었다. 학창 시절 윤동주문학상, 5월문학상을 수상했고, 대학 졸업 후엔 출판사를 차리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논평은 비유와 상징이 많이 사용되며 쉽고 압축돼 있다. 언어 선택도 정제되고 섬세한 편이며, 품격 있는 논평이라는 평가. 그는 문학도로서 언어의 유희가 갖는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논리 정연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전여옥(한나라당), 유종필(민주당) 전 대변인은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편이죠. 보기엔 매우 현란하지만 그런 사과엔 독이 들어 있기 마련입니다. 감정을 자극하는 저주의 언어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그는 집권 여당의 대변인으로서 "촌철살인의 예리한 비판은 하되 증오의 언어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아마도 야당의 공세에 대응을 잘해서 우리당이 언론에서 흠집 나지 않았을 때가 아닐까 싶은데요. 타인의 불행이 우리의 행복인 셈이죠.(웃음)"
그는 가장 인상적인 역대 대변인으로 한나라당 박희태 국회부의장을 꼽았다.
"뻔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화술이 화려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는 분이죠. 가장 좋은 논평은 공격 받는 사람이 정말 어이없어서 웃어버릴 수 있는 논평이 아닐까요? 대놓고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인도 하지 못하는…."
우상호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해 대변인으로서 임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변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더라구요. 대변인의 말이 곧 기자들을 통해 기사화되고, 정치의 품격을 높입니다. 정치문화를 이끌어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죠."
주진 기자 jj@iwomantimes.com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