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명장 정충신 장군 추모제향제 거행

25일 서산에서... 임진왜란·정유호란 활약, 이괄의 난도 평정

등록 2006.04.25 18:21수정 2006.04.2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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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장군 영정 앞에 차려진 제사상.
정충신 장군 영정 앞에 차려진 제사상.
25일 충무공(忠武公) 정충신(鄭忠信, 1576~1636) 장군 서거 370주년을 맞아 충남 서산시 지곡면 진충사(振忠祠)에서 추모제향이 봉행됐다.

이날 제향은 제관들의 마음과 몸을 정갈하게 하는 손 닦기(洗手), 제물 올리기에 이어 집사의 홀기에 따라 독축, 초헌관의 초헌·아헌·종헌 순서로 진행됐다. 정 장군의 후손들이 참례한 가운데 류상곤 서산시 부시장이 초헌관을 맡았다.

정충신이 서거한 때는 1636년 5월 4일(향년 60세). 매년 4월 25일에 추모제향을 지내기 시작한 것은 1970년 충남 당진군 정미면 신시리에 있던 진충사를 현 위치로 옮겨지으면서부터다. 정충신의 13대손인 정종연(59)씨는 "문중에서는 금남군 할아버지(정충신)께서 돌아가신 5월 4일에 기제사를 지낸다"고 말했다.

정충신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권율 장군의 휘하에 들어가 '적정 탐색' 임무를 자원했다. 왜적의 동정을 살피러 다니던 중 한 곳에 이르러 의심 가는 물건이 있었다. 정충신이 활을 힘껏 당기니 숨어있던 왜적 하나가 화살을 맞고 고꾸라졌다. 정충신은 죽은 왜적의 목을 벤 뒤 본진으로 가져와 장대에 매달았다. 정충신의 '왜적 토벌'의 시작이었다.

당시 권율 장군이 왜적을 토벌한 전과를 국왕 선조가 피란 간 평안도 의주의 행재소에 알리려 해도 사방이 왜적으로 둘러싸여 길이 막혀 응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에 정충신은 그 임무를 자청해 사지(死地)로 뛰어들었다. 정충신은 수백리 길을 가는 동안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넘기면서 전투 결과를 행재소에 전하는 데 성공했다.

안으로는 반란 진압, 밖으로는 외적 격퇴한 청백리

이처럼 정충신은 10대의 어린 나이임에도 나라를 침범한 왜적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삼아 목숨 걸고 싸웠다.


정충신은 그해 무과 병과에 급제해 이항복과 함께 선조(宣祖)를 알현했다. 이 때 선조에게서 "나이가 어리니 좀 더 장년이 되기를 기다려 크게 쓰리라"는 말을 듣는다.

정충신 장군 서거 370주년인 25일 충남 서산시 진충사에서 열린 추모제향에서 제관이 독축을 하고 있다.
정충신 장군 서거 370주년인 25일 충남 서산시 진충사에서 열린 추모제향에서 제관이 독축을 하고 있다.
그 후 정충신은 '이괄의 난'(1624)을 진압하고 정유호란(1627) 때 후금(훗날 청)군을 대적하는 등 숱한 공을 세웠다. 오위도총부 도총관, 경상도 병마절도사 등을 지내다가 1636년 5월 4일 서거했다.


정충신이 세상을 떠나자 인조(仁祖)는 "생각하건대 그대는 군인의 영걸이요, 간성의 그릇이었다"는 내용의 제문을 지어 예조좌랑을 보내 영전에 유축(由祝)하게 했다.

정충신은 생전에 스스로 잡아놓은 자리인 충남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에 묻혔다. 정충신이 서산 땅에 묻히게 된 건 그의 청렴한 성품과 관련 있다.

이괄의 난이 평정된 후 공신들은 앞 다투어 반적(叛賊)의 전답과 노비를 점유했다. 그러나 유독 정충신은 그것을 취하지 않았다. 이에 옥성부원군 장만이 인조에게 "공신들 가운데 오직 정충신만이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습니다, 듣건대 반적 이괄의 토지 중 서산군에 있는 것은 방금 충훈부(忠勳府)에 편입됐다 하니 이것을 그에게 내려주소서"라고 청했다. 인조가 이를 허락해 서산 땅은 정충신 소유의 토지가 됐다.

정충신은 안으로는 난을 평정하고 밖으로는 왜적을 토벌하며 후금군에 맞서는 등 큰 공을 세웠음에도 높은 벼슬과 재물을 탐하지 않은 청백리였다. 충무공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9년 뒤인 1685년 숙종이 내린 시호다.

충남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에 있는 정충신 장군 묘소.
충남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에 있는 정충신 장군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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