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미화씨.오마이뉴스 이민정
24일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가 한 여는 말이다. 방송인 김미화씨의 말처럼 그는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게 뛰고 있다.
오후 6시 방송이 시작하기 한 시간 전 방송국에 도착해 방송 내용을 검토한다. 중요한 단어에는 강조점을 찍으며 대본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라디오정보센터 테이블에 산처럼 쌓인 신문도 뒤적인다. 한때 까만색 테이프로 일자 눈썹을 만들어 '순악질 여사'를 연기하던 그가 맞나 싶다.
김씨는 프로그램을 통해 코미디언에서 방송인으로 확실히 전업했다. 매일 신문, 인터넷을 통한 자료 검색도 빼놓지 않고, 운전을 하면서도 시사 프로그램에 라디오 채널을 고정한다. 코미디를 할 때는 하루의 8할이 아이디어 짜기였는데, 지금은 그 시간도 쪼개 시사 정보에 투자한다.
3년 전 방송을 시작할 때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 "연예인이 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냐", "능력있는 앵커들 두고 왜 하필 김미화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씨가 발바닥에 땀나게 뛴 결과, 지금은 홈페이지를 통한 청취자들의 질문이 비난을 대신하고 있다.
김씨는 이에 대해 "청취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시사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 용어를 몰라도 청취자 입장에서 대신 물어봐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전문 앵커처럼 딱딱하게 윽박지르지 않지만, 뽑아낼 말은 다 뽑아낼 수 있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그의 진행 스타일을 이야기할 때 흔히 '부드러운', '자세를 바싹 낮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자신에게 시사 정보를 전해주는 기자, 작가, 해설위원 등의 남성 패널들을 '뉴스를 풀어주는 남자'라고 평했지만, 김씨 자신도 이제 '뉴스를 풀어주는 여자'인 셈.
두 시간 동안 음악 한 곡 나오지 않는 방송을 자신의 목소리로 이어가야 하지만 그는 "매번 도전하면 재미있지 않느냐"면서 "뉴스가 매번 심각할 필요도 없다"고 베테랑 진행자 티를 냈다.
여우 같이 질문하는 여자, 작가 공지영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