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화해요~" 과천시 '학교평화만들기' 네트워크의 '대화법' 강좌 수강생들.여성신문
[김미량 기자]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듣자듣자 하니까 도저히 안 되겠네. 처음부터 끝까지 순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어."
"저는 항상 거짓말만 한다는 말인가요?"
두 명의 대화가 끝나자 곧 다른 의견이 쏟아졌다.
"거짓말이란 말을 반복하면 부정적 의미를 단정하기 때문에 안 좋은 것 같아요."
"오히려 '제 말을 믿지 못하시겠다는 말씀이시군요'라는 표현이 좋지 않을까요…."
상대방의 말을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바꿔 말하기'. 말을 잘 듣고 있으며, 이해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동시에 격한 감정으로 대화가 단절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최근 가족 간 대화 부재를 극복하고 '소통의 길'을 찾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여성·시민단체, 종교단체, 학교를 중심으로 '가족 대화법' 강좌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청소년,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의 수강료는 1만∼2만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다양하다. 이들 강좌의 수강생은 대부분 주부와 청소년들. 같은 강좌를 두 번 이상 수강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호응도 좋아 입 소문을 타는 중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 과천시 한 보습학원의 빈 강의실에는 주부 30여 명이 모여 대화법을 공부한다. 이들은 과천 학교평화만들기 네트워크가 마련한 '갈등 해결 평화교육 강사양성 과정'을 듣는 수강생들이다. '평화교육 강사'라니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들은 "남편과 또 아이들과 제대로 대화하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자녀를 둔 손금화(39)씨는 "아이가 어릴 때는 육아·교육 책도 열심히 읽었는데 학교에 입학하니 오히려 교육에 신경을 안 쓰고 있더라"며 "첫째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대화에 벽이 생기고, 아이가 이로 인해 상처받을까 걱정돼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