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최성애 HD가족클리닉 원장, 부부간 대화 이렇게 시작하라
“남편 혹은 아내와 이야기할 때 ‘한번도’ ‘도대체’ ‘절대로’란 말을 어느 정도 사용하는지 점검해보세요.”
HD가족클리닉의 부부치료 전문가 최성애 박사는 “문제가 있다고 느낀 부부들은 소위 대화라는 걸 시도하지만 주로 비난성 발언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경멸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대화를 단절하는 ‘담 쌓기’ 단계로 들어가며, 이혼 등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부부 불화는 사회적 성공 가능성을 낮추고 자녀들의 인격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 박사는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혼한 CEO는 업무 능력이 50%로 떨어지고 자신의 능력을 원 상태로 회복시키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특히 “원만하지 못한 부부의 아이들은 자신 탓이란 죄책감을 느껴 무기력하게 되고 감정 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최 박사는 사소한 일상사로 부닥치는 부부들이 시도할 수 있는 대화법을 소개했다. 우선 방해받지 않도록 전화·TV를 끄고 2분간 서로의 눈을 마주본다.
이어 번갈아가며 ‘평생 반려자로 선택한 이유' '당신한테 가장 바라는 것’ ‘관계를 힘들게 했던 나의 잘못’ ‘가장 고마운 점’에 대해 순서대로 대화를 시작한다. 이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말을 경청만 하고 반박하거나 변명, 경멸을 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말이 끝날 때마다 “날 믿고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마음에 새겨 둘게요”란 말을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한다. 서로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후엔 30초간 손을 잡거나 가벼운 포옹으로 마무리한다.
최 박사는 “이런 과정에서 두려움, 상처, 좌절 등 화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고 신뢰감과 친밀감을 회복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부 갈등'으로 이혼을?
결혼 16년차인 남편 K씨와 아내 L씨는 3년 전부터 별거 중이고 최근엔 이혼 서류까지 준비했다. K씨는 아내가 직장을 핑계로 시부모에게 소홀한 것 같아 보였고, 이 일로 결혼 초부터 하루 걸러 싸움을 했다. L씨는 가사와 육아를 전부 책임져야 하고, 시부모와 동서들이 자신을 죄인 취급해 자존심이 상했다.
부부싸움이 잦아지면서 대화에 어려움을 느낀 K씨는 몇 시간씩 바둑 두는 일이 유일한 취미가 됐다. 반면 L씨는 무심한 남편 때문에 ‘과부 같은 팔자’라는 생각이 들고, 바둑판을 보기만 해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최 원장의 조언 "서로의 얘길 경청하는 일부터"
화난 이유가 상대방이 아니어도 서로를 표적 삼아 분풀이하고 있다. 대화를 시도할 때 잘잘못을 따지며 인신공격을 하기보다 먼저 ‘당신을 선택한 이유’ ‘가장 바라는 점’ ‘가장 고마운 점’ 등에 대해 서로의 얘기를 경청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노력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회복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