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센스
[박윤수 기자] 자유분방한 글과 그림으로 유명한 여성화가 김점선(60)씨가 환갑을 맞아 지인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담은 <김점선 스타일(마음산책, 전2권 각 1만1500원·9500원)>을 출간했다.
이 책은 김씨가 자신을 얘기하는 셀프 인터뷰로 시작해 한 여성지에 기고했던 17명의 문화예술인과의 인터뷰를 담은 1권 <오직 하나뿐>과 나이와 성, 직업을 뛰어넘은 47명의 친구가 그에게 보내는 애정 고백서인 2권 <둘이면 곤란한>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오래된 친구이자 시인인 이해인 수녀가 기획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김씨가 즐겨 그리는 말 그림 한 컷씩을 지인들에게 보낸 뒤 그림에 대한 인상과 그와의 인연에 관한 글을 받아 구성했다. 이 책에선 특히 김점선씨와 여성 예술가들과의 자매애가 눈길을 끈다.
이해인 수녀는 석양 아래에서 보랏빛 꽃과 함께 웃고 있는 말 그림을 받고 “나는 닭띠 너는 개띠 연년생 자매입니다/ 신발에 꽃을 단 이상한 옷차림의 점선과/ 단정한 수도복의 해인이 나란히 걸어갈 때/ 대학로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았지요”라는 내용을 담은 시를 통해 애정을 표현했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그가 평생의 스승으로 모시는 인물이다. 가난한 화가였던 김씨는 박씨의 집에 세 들어 살게 되면서 처음 넓은 작업실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박씨의 사위는 암으로 죽은 남편의 주치의를 맡아 임종 순간에 함께해줬다. 남편은 “세상 모든 사람들과 싸워도 박완서 선생님과는 싸우지 말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영문학자인 장영희 서강대 교수와는 최근 그림과 글을 주고받으며 두터워진 사이. 김점선씨는 장 교수가 최근 출간한 영미시집 ‘생일’의 삽화를 그렸다. 김씨는 소아마비로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장 교수에게 초록 풀밭에서 빨간 말이 뛰노는 그림을 선사했고 장 교수는 “김점선씨 옆에 있으면 늘 웃게 된다. 그의 순발력과 기발함, 활기가 지리멸렬한 삶에서 날 해방시켜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