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주최 제3회 건강걷기대회에 참석한 김영란·강지원부부.우먼타임스
김영란 대법관은 많은 여성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결혼생활에서도 바람직한 부부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강지원 변호사와의 알콩달콩 부부관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김 판사가 대법관에 임명될 당시 강지원 변호사는 "변호사 외의 활동을 자제하고 외조에 전념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부부의 조건은 무엇일까.
"친구처럼 지내는 것이지요. 각자의 삶을 배려하면 좋은 부부가 되는 것 같아요. '좋은 부부'라고 불리는 것에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대중들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웃음) 노력해야죠. 좀 더 남편을 존중하는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영란, 강지원 부부는 그렇게 산다. 마주보고 집착하지 않고, 한 방향을 나란히 바라보면서 산다. 같은 법조인으로서 서로의 일을 잘 이해해준다. 법조인 부부라고 형법 운운하면서 싸울까. 자칫하면 삭막해질 수 있는 직업의 속성을 서로 풀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가치관에 끼워 맞추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그녀가 말하는 좋은 부부의 조건이다.
남편과 그런 것처럼 두 딸과도 친구처럼 지낸다. 두 딸은 모두 인성교육 중심의 대안학교를 나왔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는 교육환경에 아이들을 맡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딸은 대학을 졸업해 미디어 관련 직장을 알아보고 있고, 작은딸은 고등학교 졸업 후 각종 단체의 강좌를 들으면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두 딸 모두 뭘 하고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겠죠. 깊이 고민하고 스스로 찾아야죠. 아이들이 크는 내내 그냥 내버려뒀어요. 억압하지 않으니까 반발도 없었어요. 자유롭게 컸죠. 그런데 자유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것도 느낄 거예요. 부모의 역할은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이 정말 힘들 때 기댈 어깨를 내밀어주는 것이요. 아이들이 '엄마한테 가면 발 뻗고 잘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엄마인 것 같아요."
| | | 김영란 대법관 약력 | | | | 1978년 제20회 사법고시 합격 1998년 2월~1999년 2월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2001년 2월~2003년 2월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2001년 3월 서울시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2003년 2월~2004년 8월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 2004년 8월~현재 대법원 대법관 | | | | |
각자의 삶과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친구처럼 사는 것, 그녀가 말하는 좋은 가정의 조건이다. 가족뿐일까. 세상의 모든 관계가 그렇게 된다면 건강한 사회가 될 거라고 그녀는 믿는다. 그런 가족들과 일요일만큼은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함께 영화를 보고, 미술관에 가고, 공원으로 나들이를 가면서 '세상의 공기'를 맛본다. 그 공기가 좋은 판결을 위한 자양분이 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
"어느 일요일, 남편이 늦게 일어나서 저와 딸들만 '왕의 남자'를 본 적이 있어요. 나중에 그 사실을 안 남편이 '남편 소외시키고 자기들끼리만 가는 바람에 천만이 넘는 사람이 본 영화를 못 봤다'고 투덜댄 적이 있어요. 꼭 남편과 함께 볼 필요 있나요. 딸과 볼 수도 있고, 혼자 볼 수도 있지요. 서로를 배려하면서 그렇게 살아야죠."
소수가 다수에 의해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가치관을 지닌 대법관, 남편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존중하면서 친구처럼 사는 아내, 두 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속 깊은 엄마, 자신의 가치관으로 타인의 삶을 옭아매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시민…. 김영란 대법관은 그렇게 산다. 그 삶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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