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잡기 '대만족' 뒤떨어진 구성 '역부족'

[TV를 바꾸자] 여성방송프로 빛과 그림자

등록 2006.05.10 14:31수정 2006.05.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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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 여성들에게 유익한 방송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연예인의 신변잡기 토크가 주를 이루는 TV 방송이 평일 오전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과 소수자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 KBS '주부 세상을 말하자', MBC '여성의 힘 희망한국', SBS '김미화의 U'가 그 예.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와 시청자단체 미디어세상 열린 사람들의 의견을 통해 이 프로그램들의 장·단점을 살펴본다.

KBS '주부 세상…' <방송사 유일 주부참여프로 불구 고정관념 그대로>
MBC '여성의 힘…' <육아데이코너 호평…성공 여성리더만 다뤄 '떨떠름'>
SBS '김미화의 U' <다큐식 접근 사실성 높여…빗나간 소재 등장 '옥의티'>



여성문제, 사회이슈, 소수자문제 등을 주요 소재로 다루는 프로들이 여성시청자들의 폭넓은 시청을 이끌어내고 있다.
여성문제, 사회이슈, 소수자문제 등을 주요 소재로 다루는 프로들이 여성시청자들의 폭넓은 시청을 이끌어내고 있다.우먼타임스
KBS '주부 세상을 말하자', MBC '희망한국 여성의 힘', SBS '김미화의 U'. 이 세 프로그램은 여성문제, 사회 이슈, 소수자문제 등을 주요 소재로 다루면서 여성 시청자들의 폭넓은 시청 태도를 유도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관련 사안을 좀 더 치밀하게 다루지 못하는 단점도 노출하고 있다.

최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세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우선, KBS '주부 세상을 말하자'는 TV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유일한 주부 참여 토론 프로그램이다. 미디어운동본부는 2003년 11월에 시작된 이 프로가 "주부들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토론 광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항을 공론화시킨다는 순기능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 육아 등에 관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선정하고 있다. '음란물에 노출된 우리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 '슬픈 방학 밥 굶는 아이들', '어린 시절의 성피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행복한 재혼의 조건은' 등 여성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를 선택해 토론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운동본부는 "전통적인 의미의 주부 시선에만 한정되는 내용으로 몰고가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MBC '여성의 힘 희망한국'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두드러진다. 제작진은 "여성이라는, 아줌마라는 사회적인 편견을 깨고 당당하게 자기 분야에서 리더가 된 여성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와 육아 부담이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여성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육아데이 코너로 구성했다"고 강조한다.

특히 '육아데이' 코너는 일반 시청자들에게 남성들도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동육아의 필요성을 현실에 맞게 보여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시청자 의견이 많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잣대로 리더가 된 여성만을 다뤄 다양한 삶의 성공 방식을 소개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BS '김미화의 U'도 선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이슈 토크는 '용산 어린이 살해 사건이 남긴 과제', '대한민국 신가족 갈등', '장애를 극복한 아름다운 사람들' 등 여성 관련 소재, 사회 이슈, 소수자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담아내 여성 시청자들의 폭넓은 시청을 이끌어내고 있다. 각 사안에 대해 다큐멘터리나 증언 등의 형식을 통해 사실성을 높이고 대안까지 짚어보고 있다.


미디어운동본부는 진행자 김미화씨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각 아이템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적극적인 토론 자세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여성의 입장에서 진행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다이어트와 성형수술 등 이슈 토크와는 상반된 분위기의 아이템을 다뤄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든다.

미디어운동본부는 "세 프로그램은 주부 참여 토론 프로그램, 토크 및 캠페인, 소수자에 대한 배려 등 형식과 의미에서 긍정적인 방송 프로그램의 모델"이라면서 "기획 의도와 주제를 잘 개발해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다른 시청자단체의 의견은 어떨까. 미디어세상 열린 사람들의 윤혜란 회원은 "연예인 이야기가 아닌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담아 시청자의 시각을 넓히는 장점이 있지만 관련 주제와 사안을 감정에 치우쳐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가로막는 단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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