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밤 선거운동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답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31일 밤 11시 20분]
강금실 후보의 낙선 인사 "선택 받아들이겠다, 오 후보 축하드린다"
"이제 그만, 촬영 말고 악수!"(웃음)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밀려드는 취재진에게 촬영을 거부하며 악수를 청했다.
경쟁자인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자 강 후보는 31일 밤 10시께 자신의 선거사무실(종로 경운동)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계속되는 사진기자들의 촬영에 강 후보는 "이제 그만하라"며 손을 내저으며 얼굴을 익힌 기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플래시를 터뜨리던 기자들은 "악수 한 번 하자"며 카메라를 거뒀다.
"시민 여러분에게 보답할 역할 찾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 후보는 "아직 선거결과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먼저 인사 말씀드린다"며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기자들이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강 후보는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면서도 "시민 여러분이 준 체험에 보답하기 위해, 같이 호흡하고 끝까지 지키면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겠다"며 정치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동영 의장 등 사퇴 의사를 밝힌 당 지도부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후보로서 당에서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그 외에 당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 강 후보는 선거 유세에서 당을 비판했던 것에 대해 "개인의 견해였다"며 '현장을 다니면서 느꼈던 부분들을 당에 전달하기 위해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일축했다.
72시간 마라톤 유세 등 강행군 일정을 소화한 강 후보는 "잠을 많이 못 잤다"며 "내일 잠을 충분히 자고 쉬면서 지난 56일간의 선거 과정을 되돌아보고 의미를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를 향해서는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지역격차 해소·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서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서울을 위해서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후보는 "도와주신 많은 분들과 격려해주신 시민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선거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소중한 체험을 했다"고 자평했다.
기자회견를 마친 뒤 강 후보는 남아있는 선거본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려고 했지만 몰려드는 취재진에 "내일 해단식 하니까"라며 사무실을 나섰다. 50여명의 관계자들은 강 후보를 향해 "파이팅" "힘내세요"라고 연호했고, 눈물을 보이는 사람들도 보였다.
강 후보 선거본부 관계자들은 다음날(6월 1일) 오후 5시 해단식을 끝으로 사무실을 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