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지난달 25일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고 읍소까지 했지만, 참패했다. 정동영 의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현애철수장부아(縣厓撤手丈夫兒)'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는 것이 참된 대장부라는 뜻. 집권 여당을 이끌던 정동영 의장은 이 말을 남기고 의장직을 떠났다. 취임 104일 만이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창당 이후 2년 동안 8번째 당의장이 바뀌는 불명예를 보탰다.
정동영 의장은 1일 영등포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이제 초여름이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들여다 볼 틈도 없었다"며 "동서남북, 서울에서 제주, 인천에서 독도, 사력을 다해서 발로 현장을 뛰었다"라고 '신몽골기병'의 소회를 털어놨다.
통일부 장관직을 내놓고 당으로 돌아온 정 의장은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지며 "독배를 마실 각오로 나를 던진다"고 말했다. 백의종군할 수도 있었지만 어려움을 피하는 것은 삶의 원칙에 벗어난다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경쟁자 김근태 최고위원을 제치고 당의장에 당선됐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지지율 1위 탈환과 지방선거 승리를 공언하며 지난 100여일 하루도 제대로 쉬지 않고 전국을 돌았다. 아내와 경기도 용인 수녀원에 피정을 간 것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휴일을 보내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돌아서지 않았다. 결국 독배를 마신 꼴이 되었다. 정 의장은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김근태 최고위원에게 의장직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