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안엔 백열 전구가 2m 간격으로 켜 있었고, 덕장 위에 이제 세 잠을 자려는 누에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서종규
누에를 기르는 잠실에서 만난 노석용(71세)씨는 땅에 기어 다니는 개미를 열심히 쫓고 있었다. 개미뿐만 아니라 모기나 파리 등도 누에 성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것들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닥에는 석 잠을 자려는 누에에게 뽕잎을 주려고 그 부인 임영애(67세)씨가 열심히 뽕잎을 썰고 있었다. 노용석 씨와 대화를 나누었다.
- 할아버지 지금 이 잠실에 얼마 정도의 누에를 치고 있는가요?
"예, 20 상자를 치고 있어요. 옛날에는 한 장이라고도 하고, 한 매라고도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한 상자라고 해요. 한 상자에는 보통 2만개의 알이 들어 있어요. 그것을 부화하면 2만 마리의 누에가 태어나는 것이지요. 20상자이니 줄잡아 40만 마리의 누에게 자라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 현재 누에가 얼마나 자랐는가요?
"예, 이제 석 잠 들어가려고 해요. 요즈음은 영이라고 하는데, 4영에 해당되지요. 누에는 4영부터 성장이 눈에 띄게 빨라지는데, 4영에서 깨어나게 되면 그 크기가 훨씬 커져서 뽕나무를 가지 채 올려 주어도 금방 다 먹어 치워요. 잠실 안에 들으면 누에가 뽕을 먹는 소리가 꼭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로 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