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연연하지 않지만..."
명분-실리, 두 마리 토끼 잡을까?

기자간담회 자청한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즉각 사퇴 주장 일축

등록 2006.06.13 15:30수정 2006.06.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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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일각의 사퇴요구는 거부했다.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일각의 사퇴요구는 거부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승만 대통령도 국민이 원하면 하야한다고 했는데, 내가 무슨 큰 자리라고 여기 앉아 있겠나. 나는 처음부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입장 때문에 지금 원내대표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다."

내달 열릴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러 입장 때문에 지금 원내대표를 그만두지 못한다"며 원내대표직 즉각 사퇴 주장을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내년 1월(원내대표 임기 1년)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근혜 대표와 함께 7월 전당대회 전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내달 11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설 의사를 밝히자 일부 후보들이 사전선거 운동 등을 지적하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가 당내 선거를 앞두고 '인기' 상임위 배정과 위원장 선거 등의 열쇠를 쥐고 실리를 챙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

이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여당은 김근태 체제로 활발한 정치 행보를 하는데,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16일 그만두고, 원내대표마저 (차기) 대표에 출마한다고 던져버리면 한나라당 정치 행위가 실종된다"며 "그럼에도 내가 그만두는 게 당을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나 옳은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명분을 내세웠다.

"나는 대한민국'계' 정치인"


이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 "내 정치 인생에서 지금의 자리를 이용해 다른 것을 도모하는 식의 정치적 의도를 갖고 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원 구성과 관련해 "(자신이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되지 않은 사람이 불만이 더 많을텐데, 선거를 이용한다면 지금 그만두는 것이 제일 편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원내대표의 이같은 주장에 당내 일부에서는 선거 공정성 등을 들어 이 원내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전날(12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당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이 원내대표는 박 대표와 임기를 같이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당대표 선거에서의 불공정 시비와 사전선거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경우 한나라당 정수 11명에 24명의 의원이 상임위원으로 신청했고, 건설교통위원회(11명 정수)에 25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법제사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정무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등은 단 2명의 의원만 지원을 한 상태다.

한 당직자는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이 원내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때 전국을 돌면서 얼굴을 알리고 당원들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자기 선거 운동을 했다"면서 "다른 후보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당내 분란으로 비춰질까봐 참고 있을 뿐"이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를 대선주자들의 '대리전'으로 보는 견해에 대해 "특정 예비주자와 연계해서 나를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나는 어떤 사람의 대리인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나는 한나라당을 대리하는 것이고, '계'가 있다면 '대한민국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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