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동안 급식 직접 만든 어린이집

광양읍 아카데미 어린이집.... "청결 믿고 아이들 맡겨요"

등록 2006.06.28 02:39수정 2006.06.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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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시 광양읍 덕례리 1680번지, 언덕 위에는 편안한 가정집 모양의 그림같은 유치원이 자리하고 있다. 박홍인(49)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아카데미 어린이집. 지난 1990년부터 시작했으니 만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유치원을 지을 당시 허허벌판이었다는 이 곳은 어느덧 도심지가 다 되어버렸고 아랫마을 샘에서 물을 길어오던 것이 이제는 수도시설까지 놓였으니 변하긴 많이 변한 모습이란다.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고 말하는 박 원장.

"아이들이 먹을 것은 제가 직접 만듭니다. 그리고 재료도 믿을만한 것을 선택하는데 직접 확인한 제품만 사용합니다."

16년 세월 동안 아이들을 위해 한결같이 자신의 손으로 급식을 만들었고 재료도 직접 현장을 방문해 교육을 받은 후 선택했다는 깐깐함. 다른 것은 모두 너그러운데 음식에서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이유를 박 원장은 모친의 영향이라고 말한다.

어머니를 닮아 되도록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가장 자연적인 상태에 가까운 재료를 선택해서 음식을 조리한다는데 텃밭에 심어놓은 상추와 유치원 정원 한편에 놓인 20여 개의 항아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장독대엔 된장·고추장·간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항아리에 물을 담아 일주일 정도 재워 사용한다는 지장수, 간수가 충분히 빠질 수 있도록 1년 동안 묵혀놓는다는 소금, 그리고 아이들 음료로 사용하기 위해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매실을 담아놓은 항아리까지 가지각색이다.

음식과 청결 때문에 이 곳을 선택했다는 덕례리에 사는 학부모 김우경씨는 박 원장의 정성에 깊은 신뢰감을 표시하면서 특히, 식기류도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등 환경까지 생각한다고 귀띔한다.


주방을 둘러보니 역시 그릇은 모두 스테인리스에 무공해 비누로 그릇을 닦고 있었다. 기름기가 제대로 닦일까 하는 의구심에 물어보니 식기를 삶으면 기름기는 자연히 빠진다면서 집에 돌아가면 그렇게 하라고 꼼꼼히 일러주기까지 한다.

색다를 수밖에 없는 유치원, 80여 명 아이들의 급식을 매일같이 그것도 16년 동안이나 손쉬운 방법을 마다하고 깐깐하게 책임진 박 원장, 요즘 세간의 화재가 되고 있는 모 업체의 급식문제는 여기서는 다른 나라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a 아카데미 어린이집 박홍인 원장이 유치원 정원 한편에 있는 장독대에서 지장수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아카데미 어린이집 박홍인 원장이 유치원 정원 한편에 있는 장독대에서 지장수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 서정일

덧붙이는 글 | ☞[기사공모]도시락에서 학교급식까지

'도시락에서 학교급식까지' 공모 기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기사공모]도시락에서 학교급식까지

'도시락에서 학교급식까지' 공모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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