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중국 영향력에 의문"

"북한의 고립 원치 않아"

등록 2006.07.11 10:36수정 2006.07.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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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를 순방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0일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접촉에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한 단계 더 높은 역할을 촉구했다.

하지만, 10일자 <차이나 포스트>에 옮겨 실린 도쿄발 AP 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중국의 역할에 대한 미국의 기대감이 예전 같지만은 않은 듯하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소 다로 일본 외상과의 회담 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힐 차관보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 특히 중국의 말을 듣는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이 중국의 말을 듣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참고로, <차이나 포스트>는 1952년에 창간된 대만(중화민국)의 유력한 영문판 일간지다.

힐 차관보가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직접적 원인은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끝내 막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신문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 힐 차관보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중국이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미사일을 쏘지 말라고 말했으나, DPRK는 발사했다. 그래서 나는 모든 나라 특히 중국이 그것에 관해 다소 우려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이 그간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미 사이를 중재하고 또 북한의 '돌발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긴 했지만, 결국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힐 차관보는 중국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힐 차관보가 북한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DPRK라는 영문 약자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는 다른 코멘트에서는 '북한'(North Korea)이라고 지칭했으나, 위에 인용된 코멘트에서는 북한의 영문 약자인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를 사용했다.

5월 30일자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초 영국 정부는 '조선 개발 및 투자 펀드'(the Chosun Development and Investment)라는 대북 투자 단체를 승인한 적이 있다. 북한(North Korea)이 아닌 조선(Chosun) 명의의 펀드를 승인한 것이다.


미국·영국 등이 앞으로도 자주 'DPRK'나 'Chosun'을 사용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한편, 기자회견에서 힐 차관보는 미국이 북한의 고립을 원치 않는다는 말도 남겼다. 위 신문에 따르면, 그는 "북한은 남들이 누구나 생각하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더욱 고립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에 언급된 힐 차관보의 발언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지금 미국은 중국의 중재를 지켜보고는 있지만, 그것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설령 중국의 중재가 실패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중국의 중재를 당장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중국을 중재자로 묶어둠으로써 중국이 북한에 더욱 더 기우는 것을 어느 정도는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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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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