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통신-광주] 버려진 기차길이 푸른길로

숲이 있는 푸른 공원으로 변한 광주의 '폐선 부지'

등록 2006.07.14 11:22수정 2006.07.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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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도심 내 철도를 산책길로 만들고 주위에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소음도 없어지고, 위험도 없어지고, 아이들도 뛰어놀고 아침 저녁으로 철길 따라서 운동도 할 수 있습니다.

도심 내 철도를 산책길로 만들고 주위에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소음도 없어지고, 위험도 없어지고, 아이들도 뛰어놀고 아침 저녁으로 철길 따라서 운동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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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어떤 곳은 저렇게 철길을 그대로 놔두고 풀과 꽃나무, 나무들이 어울리게 했습니다.

어떤 곳은 저렇게 철길을 그대로 놔두고 풀과 꽃나무, 나무들이 어울리게 했습니다.

광주로 잠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번 주 월요일, 희망버스는 광주에 들렀습니다. 푸른길운동본부를 방문하여 푸른길공원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다음날 아침, 광주 백운동 근처의 푸른길 현장을 가보았습니다.

광주 시내를 관통하는 철도는 근대문물 유입과 일제 수탈의 통로로 활용되기 위해 1922년, 송정리에 첫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70년대 이후 도시화로 인해 철도가 도심 내에 자리 잡게 되고 이는 많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소음피해, 교통 혼잡, 열차사고, 그리고 철도를 사이에 두고 이웃간의 단절 등등.

도심 철도를 외곽으로 이설하기로 한 후에 남겨지게 된 철로,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광주시는 애초에 도심철도 2호선이 될 경전철 운행노선으로 활용할 것을 검토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이 폐선 부지를 숲이 있는 푸른길 공원으로 가꿀 것을 꾸준히 요구하였고, 드디어 2000년 광주시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푸른길 조성사업을 발표하게 됩니다.

아직 100% 완성은 아니지만 이 길은 시민들의 모금과 참여 등으로 그동안 많은 문제를 야기했던 도심 내 철도를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주었습니다. 이곳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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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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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민들의 쉼터, 이곳에서 만나 할아버지 한분은 이 정자에 오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합니다. 공원은 그냥 쉬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시민들의 쉼터, 이곳에서 만나 할아버지 한분은 이 정자에 오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합니다. 공원은 그냥 쉬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a 철도 옆의 산책길, 그 아래는 인도... 사이사이에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나무가 심어지고 있습니다.

철도 옆의 산책길, 그 아래는 인도... 사이사이에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나무가 심어지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곳은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1년간 살았던 곳입니다. 집에서 초등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이 철로를 건너야 했고, 방과 후에는 동네 아이들과 함께 기차오기를 기다리면서 철로 위에 병뚜껑 같은 것을 놓고 납작하게 만들어서 병뚜껑 따먹기 같은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라한 철길 주변의 집들과 논들은 없어지고, 상가와 아파트들이 들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위치상으로 이곳이 확실한 거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기차와 철로 위에서 즐거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철로 바로 옆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겁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한 할아버지는 밤에 잠을 제대로 잔 적이 거의 없다고 하시더군요.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주변으로 전파되고, 그 분들의 노력이 그동안 피해를 입었던 많은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만남의 공간을 제공해주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조아신씨가 썼습니다.

☞푸른길운동본부 홈페이지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조아신씨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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