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대회 자체를 문제삼으라!

등록 2006.07.26 19:04수정 2006.07.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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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주희 아나운서가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한쪽에서는 개인의 선택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개인의 선택보다 조직 혹은 방송의 공신도에 관한 문제라고 한다. 아나운서 연예인화 최극점이라고도 비판한다.

미와 지를 겸비한 것이라거나 아나운서에 대한 금기를 허무는 작업이라는 긍정의 눈길과 방송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차가운 시선이 부딪힌다. 이 사이로 수영복 입은 김주희 아나운서를 대문짝만하게 담은 기사를 내는 언론 아닌 언론들의 상술이 판을 친다. 여기에 방송사간 시각차를 싸움 붙이듯이 보도한다. 심지어는 아나운서가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열린 사고이며 반대하는 것은 고리타분한 존재라는 이분법적 구분도 보인다.

사실, 처음부터 SBS가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나운서를 뽑아놓고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주목을 끌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하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그동안 일부 방송사에서는 아나운서를 적극적으로 연예 오락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도 했다. 이른바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결합인 아나테이너의 출현이었다. 시청률 올리기를 위해서 아나운서를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나운서 자체가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정보와 사실을 진지하고 근엄하게만 전달하란 법은 없다. 형식은 관계없이 진실과 본질만 정확하게 전달하면 된다. 아무리 그래도 오락 프로같이 보도프로그램을 하진 않는다. 더구나 시청자들이 오락 프로그램과 보도 프로그램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 핵심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는가에 있지, 어디에 출연하거나 참여하는데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미인대회는 형식도 내용도 타당하지 않다. 이러한 점이 간과되면 역시 아나운서가 미인 대회에 나가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사실이 묻혀진다.

지금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는 단순히 아나운서가 연예인화 되는 것인가 아닌가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아나운서가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나갈 수는 있지만, 미인대회는 다른 차원인 것이다.

미스유니버스대회에 대한 자체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지적하지 않는다. 이 미스유니버스대회야 말로 세계적으로 여성을 상품화하는 최전선에 있기 때문이다. 하도 비난을 받으니까 살짝 세계를 돌며 봉사하는 프로그램을 얹어온 미스유니버스의 본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로지 아나운서가 미스유니버스에 참여할 수 있는가에만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안티 미스코리아, 안티 미스유니버스론의 관점은 찾아볼 수 없다. 아나운서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나가도 문제있는 대회다.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끌고가야 할 언론의 일부는 아나운서의 몸매를 통해 장사하기에 바쁘다. 아나운서라는 진지하고 고고한 이미지의 여성 이면의 몸을 노출시켜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런 언론들은 SBS와 MBC를 싸움 붙이듯이 경쟁적으로 대결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 누구를 위한 대회 참여가 되겠는가 되물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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