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포스코 본사 점거와 관련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뇌사상태에 빠진 포항지역건설노조원 하중근씨 사건에 대한 시민단체 진상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이 하중근씨의 부상상태를 설명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은 지난해 11월 농민 시위 진압 과정에서 두 사람을 때려 사망케 했다. 당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경찰청장까지 퇴진했지만, 이번에는 진압 과정에서 노동자를 때려서 뇌사 상태에 빠지게 했다. 경찰이 농민과 노동자를 때려죽이는 상황이다."(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경찰의 시위대 진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전용철·홍덕표 농민이 사망한 이후 이번에는 노동자가 시위 도중 경찰의 방패에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포항지역건설노조 조합원 하중근(45)씨는 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가 한창이던 지난 16일 형산로터리(포항시 남구) 시위 도중 사고를 당한 뒤 현재 포항 동국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하중근 조합원 사고원인 진상조사단'은 28일 오전 민주노총(서울 영등포) 1층 회의실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경찰은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경고 방송도 하지 않은 채 닥치는 대로 머리와 얼굴을 공격했고, 그 중 대오 앞에 서 있던 하씨의 후두부를 방패로 찍어 치명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직접 현장을 방문한 이들은 "사고일(16일)로부터 10여일이 지나도록 정부와 경찰은 하씨의 사고 원인과 후속 대책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조사단 결성 배경을 밝혔다.
조사단은 하씨 주치의의 소견서를 바탕으로 "하씨는 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방패로 머리 우측 뒷부분을 맞았고, 그 충격으로 하씨의 뇌 우측 앞부분에 출혈성 뇌좌상과 뇌부종(뇌의 부피가 커진 상태)이 생겨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주치의의 '임상적 추정'에는 "우측 후두부에 5cm 길이의 일직선 모양 두피 열상, 우측 전두엽 출혈성 뇌좌상·뇌부종"이라고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