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서울에서 가까운 오이도는 주말이면 조개구이를 먹기 위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젊은 연인들은 물론 중년의 남녀들도 짝을 이루고 바다를 보며 술잔을 기우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때로는 그 술자리가 아침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우산을 쓰고 갯일을 나가는 할머니들이 잘 보이는 2층 조개구이 집에서 두 쌍의 남녀가 아침 술을 마시고 있다. 할머니를 따라 갯벌로 나가며 젊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일까.
비오는 아침에 오이도 갯벌을 찾는 노인들은 대부분 70대 할머니들이다. 육지에서 이들은 할 일을 찾기는 어렵다. 그저 죽음을 앞둔 천덕꾸러기 노인에 불과하지만 갯벌에만 나가면 젊은이들 저리가라며 뛰어다닌다. 평생을 갯벌과 함께 살아온 삶이 그대로 갯벌이기 때문이다. 오이도가 육지가 되기 전에 이들은 바다와 갯벌만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지금은 그들의 평생 삶을 공업단지에 내주고, 노구를 이끌고 가까스로 살려낸 방조제 옆 갯벌을 드나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