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고발에 연관된 교수라서 해임"

한남대 교수 해임 사태에 교수들 강하게 반발

등록 2006.08.05 14:41수정 2006.09.04 14:16
0
원고료로 응원
a 한남대 대학본부 앞에 강 교수 해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한남대 대학본부 앞에 강 교수 해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학생회장


대전 한남대학교가 비리의혹을 고발한 강 아무개 교수를 해임하자, 학교 안팎에서 부당해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남대 교수협의회를 비롯해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등은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교수 전체에 대한 교권 탄압 행위"라며 해임 취소를 요구했다.

강 교수도 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징계사유가 터무니없다"며 "과거에 이미 다 끝난 사건이나 문제도 되지 않는 사건들을 사유에 끼워 맞춰 나를 학교에서 쫓아내려고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학교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징계는 평소 소행과 전력, 개선의지 등을 참작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발장 접수시킨 교수는 '명예실추'라서 안 된다"

학교가 밝힌 강 교수의 해임사유는 크게 두가지.

우선 '제2캠퍼스 매입관련 비리의혹'에 대해 재단 이사장과 총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는 과정에 강 교수가 연관됐다는 것이 해임 결정의 첫째 이유다. 한남대는 이어 "검찰 고발 장면을 대전 MBC 뉴스시간에 방영하도록 한 것은 학교 및 피고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2캠퍼스 매입관련 비리의혹'이란 지난 2005년 2월 한남대쪽이 대덕캠퍼스 부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과학기술부 승인금액보다 12억5000만원의 웃돈을 주고 변칙거래한 의혹이 있다는 것.

이에 작년 11월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은 학교의 배임 혐의 등에 대해 검찰 조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 3월 변칙거래 사실에 대해선 일부 인정하면서도, 배임 등에 대해선 혐의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학교는 고발장을 접수시킨 강 교수에 대해 '학교 명예실추'라는 이유로 해임이라는 징계를 내린 것이다.

또한 학교는 2004년 강 교수가 지도하던 필리핀 학생이 논문 최종본을 제출하지 않았는데 학위를 받은 점과 교내 통신망을 통해 학교를 비방했던 점을 징계이유로 들었다. 캠퍼스 매입 논란 이후 만든 학교명예실추조사위원회에 강 교수가 출석하지 않았다는 것도 징계 이유에 포함됐다.

강 교수 "이미 끝난 사건들 끼워맞춰 쫓아내려 한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대덕캠퍼스 부지 변칙거래 의혹은 언론에 의해 먼저 알려진 사건이고, 학교가 내부 감사 이외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교수협의회가 고발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 고발은 한남대 교수협의회(교협)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이뤄진 것"이라며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지만 과기부 승인금액보다 12억5000만원이 초과 지불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에 학교 화면이 나가게 하기 위해 관련자와 접촉한 사실도 없다면서, 학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밖에 학위 수여 문제에 대해서도 "학생이 논문 최종본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위가 수여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면서 "이는 논문심사 위원회나 대학원 행정 담당자들의 책임이지 지도교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천막농성에 대해 "나 때문에 고생하게 해 미안하다"며 "당장 학교를 떠나고 싶지만 학생들에게 정의는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4. 4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5. 5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