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들이 마지막 결실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노태영
그래서 우리는 추어탕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바로 가을에 먹기 때문에. 사실은 추어탕은 가을 추가 아닙니다. 추어(鯫魚)의 '추'는 뱅어 '추'입니다. 그렇지만 추어탕을 가을에 찬바람이 불 때 먹어야 제 맛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어렸을 때는 학교에 갔다 오면 다슬기 잡고 미꾸라지 잡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습니다. 그래야 다슬기 탕도 먹고 추어탕도 먹을 수 있었거든요. 어머님이 끓여주시던 다슬기탕과 추어탕이 지금도 그립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을은 마당 한쪽에 말리는 빨간 고추와 함께 깊어갑니다. 태양에 온 몸을 맡기고 퍼질러 누워있는 고추들이 자기를 최대한 줄이고 줄일 때 가을걷이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