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고정미
꺼얼무에서 라싸로 향해야 하는 우리 일행은 8명. 동행한 타 언론사 간부들이 정부를 통해 기차표를 말해놨다고 하는데, 출발 전날 오전까지 통보된 표는 7장뿐이다. 그나마 5장은 다시 한나절이 걸리는 시닝으로 되돌아가서 타야하는 것이었다.
결국 기자는 배째라를 외치고, 내가 재주껏 라싸로 들어갈 테니 있는 표로 알아서 하라고 전했다. 누구는 '라싸행 기차표 구하기가 후진타오 만나기보다 어렵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중국여행 경력 7년이 다 되어가는 기자가 철도를 타겠다는 고집을 꺾고 버스에 의탁해 라싸에 들어갈 수 없다.
열차표 구하기는 역시 현장박치기!
저녁식사를 마치고 기차역을 향했다. 그때 한국에서 온 언론사의 여기자 하나도 동행했다. 저녁 8시가 돼도 해가 떨어지지 않는 기차역에 도착해 매표소로 간다. 그리고 용기있게 외쳐본다.
"라싸 표 있어요?"
"없어."
그럼 그렇지. 그런데 바로 아주머니의 말이 이어진다
"침대표는 있어."
이 아줌마가 정신이 있나. 내가 근 12시간을 앉아갈 체력으로 보였나. 하지만 의외의 말에 감탄이다. 역시 멀리서 이래저래 꽌시(연줄)를 대어서 찾는 것 보다는 역시 현장 박치기가 통한다.
"그래요. 내일 아침 7시 20분에 출발하는 K918 열찬데요."
"아, 있다니까 왜 그래."
"두장도 있어요?"
"그럼. 10장 남짓이나 있다."
"윽…."
혹시나 해서 다른 참가자들에게 전화를 해서 권한다. 시닝까지 한나절을 가서 다시 한나절을 걸려 꺼얼무까지 오는 열차 여정을 하루를 낭비하느니, 하루를 당기자고 제안한다. 거기다 길에 쏟아부을 경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냥 계획대로 가겠다고 한다.
결국 기자와 한국 측 참가자인 정 기자만 다음날 20일 아침 기차로 가기로 표를 산다. 다른 일행은 꼭 하루 늦게 라싸에 들어올 것이다.
중화주의로 무장한 한족 싸나이와의 동행
중국 서부에서의 아침 추억은 언제나 괴롭다. 8월에 동부인 베이징 등은 오전 5시 반이면 해가 뜨는데 서부는 오전 7시가 넘어야 여명이 돋고, 호텔의 조식도 자연히 오전 7시30분은 되어야 시작한다. 기차시간은 오전 7시 20분이다.
아침을 접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에 도착하자 라싸로 가는 이들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붐빈다. 조용히 들어보니, 한국인들은 없고 중장년의 일본 단체 여행객들은 더러 있다. 역시 무슨 볼거리가 생기면 그것을 가장 잘 이용하는 일본 여행객들 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