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이승숙
전에 누구한테 들은 말이 생각났다. 그 집은 말레이시아에서 몇 년간 살았었는데, 말레이시아가 우리나라보다 소득 수준은 낮지만 생활체육 시설은 더 잘 되어 있다고 그랬다.
그 사람 말에 의하면 말레이시아에는 주민들을 위해서 자치단체에서 수영장과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을 만들어서 운영한다고 하였다. 배드민턴은 바람에 약한 운동이기 때문에 꼭 전용 실내 체육관이 있어야 하는데 말레이시아에는 그런 실내 체육관이 잘 마련되어 있다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지가 벌써 햇수로 십 년이 다 되어간다. 그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생활체육을 위한 투자가 부족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활체육을 위한 시설이나 투자가 그 때에 비하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어디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야, 잔디구장 다 만들었네. 인제부터는 운동하다 넘어져도 안 다치겠다.”
쳐다보니 공설 운동장에 파랗게 인조잔디가 깔려 있었다. 그 공설 운동장은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그 동안 나는 한번도 그 곳에 가본 적이 없었다.
“저거 순 남자들을 위한 체육시설이잖아. 축구장은 여자들에겐 별 소용도 없는 시설인데... ”
그 때부터 차 안에서 작은 전쟁이 붙었다.
“그럼 뭐 여자들도 축구하면 되지. 그러면 되지 뭘 그래?”
“아니, 여자들이 축구 좋아하는 거 봤어? 저런 거 만들어봤자 남자들, 그 중에서도 힘 좋은 남자들만 이용하지 여자들이나 노인들이 저기서 축구할 거 같아?”
“그럼 당신 생각에는 어떤 걸 하면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수영장이나 헬스장이나 배드민턴 체육관 같은 거 만들면 좋지 않을까? 그럼 남녀노소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을 거야. 늙으면 관절도 안 좋고, 그러면 수영이 좋다더라. 수영장이 유지비가 많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니까 저런 축구장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