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과거대회 1등을 하신 최보배 할머니. "신식할머니라 불러주오"김혜원
예선과 본선을 거쳐 당당 우승을 차지한 참가자는 69세의 최보배 할머니. 우승 기념품을 품에 안으신 최 할머니에게 카메라 후레쉬와 함께 주변의 부러운 시선이 쏟아진다.
“얼마 전부터 문자를 배워서 애들한테도 보내고 친구들 한테도 보내고 그랬는데 여기서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니 정말 기분 좋아요. 나이 들었다고 못할게 뭐 있어요. 배우면 다 해요.”
몇 년 전만 해도 노인잔치는 젊은이들이 어르신들을 손님으로 모시고 위안공연이나 식사대접 등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손님으로 초대된 노인 분들은 가만히 앉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차려진 음식을 먹기만 하는 위안받아 마땅한 ‘노인 관객’일 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노년인구가 증가와 노인들의 의식구조 변화 그리고 각 지자체 별로 노인복지에 대한 전문프로그램의 강화로 노인들의 활동반경 역시 그만큼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노인분들은 ‘관객’이 아니다. 자신들이 만든 자신들의 축제의 주인공이며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보듬는 따뜻한 봉사의 손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만드는 우리들의 잔치라 더욱 기쁘고 행복해요. 나이 들어서 할 일이 없다구요? 아직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답니다. 지금도 얼마나 바쁜지 몰라요. 공부도 하고, 춤도 배우고, 노래도 배우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독거노인들 찾아다니면서 봉사도 해야 하고... 그렇게 즐겁게 사니 늘 행복해요.”
행복한 노년은 스스로 만든다고 했던가. 서초 락(樂)페스티벌에서 나는 유쾌한 노년을 만났다.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우울한 노년, 심심한 노년은 거기에 없었다. 빛나는 은발과 지혜로운 주름을 가진 활기찬 청년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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