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튼 패밀리 재단에서 기부한 회의실에서 누구나 모임을 가질 수 있다.한나영
그럼 어디로 가면 좋을까. 정답은 도서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독후감을 발표하거나 독서 토론을 하는 경우에는 도서관이 그 장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교양 있는' 모임 말고 일반인들이 사적으로 모임을 가지려고 할 때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을까. 잘은 모르지만 아마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이곳 미국 버지니아 해리슨버그 메사누튼 도서관에서는 사랑방과 같은 회의실이 여러 개 있어 일반인들에게 모임 장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회의실은 덴튼 패밀리 재단에서 기부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이 회의실을 이용할 수 있을까. 바바라 부시(메사누튼 도서관 마케팅 디렉터)에게 물어보았다.
"아무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나이나 인종 그 밖의 다른 어떤 차별도 두지 않습니다. 회의실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열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취미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이곳에서 취미활동을 할 수도 있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고민을 나눌 수도 있고, 자녀들이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거나 숙제를 할 수도 있는 곳이 바로 도서관인 것이다.
또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 뭔가를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사람들도 도서관이 제공하는 이 회의실을 이용하여 배울 수 있다. 물론 다 공짜다.
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스터디를 할 때 장소가 없어 커피숍이나, 빵집, 레스토랑을 전전했던 기자로서는 이렇게 일반에게 장소가 제공된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실제로 나는 메사누튼 도서관에서 개인지도를 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바로 아동실 옆 빈 방에서 내가 노트북을 펴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을 때 양해를 구하고 들어온 두 명의 여성이 있었다.
한 명은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미국 여성이었고 다른 한 명은 영어를 거의 못하는 외국인이었다. 이들은 기자 바로 옆 자리에 앉아 수업을 했는데 나는 이들의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