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팔림은 잠시, 그러나 상품은 영원하다"

10월 5일까지 '동대문패션축제'...연예인과 시민 어우러진 '한마당'

등록 2006.09.29 12:11수정 2006.09.2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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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러 패션몰 디자이너와 상인 등이 출품한 의류를 입고 무대에 오른 모델들

여러 패션몰 디자이너와 상인 등이 출품한 의류를 입고 무대에 오른 모델들 ⓒ 홍기인

각 상가 유망디자이너 의류출품... 연예인 시민 어우러진 "한마당"

우리나라 대중 패션의 총 집산지인 동대문에서 가을 패션 축제가 지금 한창이다. 경기 침체로 위축된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려는 상인들의 바람을 수렴한 중소기업청과 산업자원부 등의 후원으로 이뤄진 행사들이다.


그 첫 번째가 21일, 유어스 패션몰에 들어서 있는 '서울 패션디자인센터'가 주관한 행사로 국내외 바이들을 초청해 이뤄진 전시 상담회. 전시회는 이미 동남아와 중국 등 외국에서 온 바이어들로부터 호응도가 높아 대체로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이다.

또한 뒤를 이어 릴레이 형식으로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가 주관한 행사도 열리고 있다. 특히 이 행사는 동대문 일대 상가 상인은 물론 지방에서 올라온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패션축제로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맞이하는 대형 행사이다.

27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지는 축제 프로그램은 여러 패션몰의 유망 디자이너들이 출품한 의상을 모델들을 통해 선보이고, 연예인들의 공연과 시민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노래, 장기자랑 무대 등으로 엮어졌다. 이번에 출품된 의류는 캐주얼과 가죽 소재도 된 것 등이 선보여 졌으며, 일본 등에 잘 알려진 광희패션몰을 비롯해 신평화 등 주변의 도소매 재래상가들이 대거로 참여했다.

a 고난도 덤블링과 댄스를 선보이는 비보이.

고난도 덤블링과 댄스를 선보이는 비보이. ⓒ 홍기인

27일 밤 8시-10시.

광희패션몰 앞에 특설무대를 갖춘 이날 진행은 뽀빠이 이상용씨. 행사를 주관하는 동대문 관광특구 상인연합회장 등 이들의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시작된 그의 즐거운 입담은 모여든 시민과 상인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뽀빠이 이상용의 키는 몇 센티?"
"155센티…."
"뭐이? 가만 안 둘거야…."
"다시 한번! 뽀빠이 이상용의 키는?"
"182센티…."
"182센티라고 말한 사람, 이리 올라오세요"
"자! 여기 선물 드립니다. 하하하."


무대 위에서 이상용씨가 모여든 시민들과 상인들을 향해 자신의 키를 빗대 재치있는 즉석퀴즈를 내면서 분위기를 돋운다. 무대에 오르기 전 한 상가에 들어가서 "너무 싼 나머지 잘 안 입던 면바지와 셔츠를 여기서 몇 벌 샀다"고 자랑까지 하며 익살스럽게 너스레를 보여줬다.


a 사회자인 이상용씨와 가수 방실이.

사회자인 이상용씨와 가수 방실이. ⓒ 홍기인

평범한 듯한 모델들에게 입혀진 의상들. 고난위 덤블링에 가까운 비보이의 댄스 등 누구나 보면 친근감이 갈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컨셉트로 함께 즐기는 패션쇼가 펼쳐졌다.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들도 무척 신났다. 이날 출품된 의류는 총 200여 벌. 가수 방실씨도 자신의 힛트곡을 부르며 모여든 관객들을 위해 넉넉한 무대매너를 보여줬다.

배동성 진행 비보이 공연....즉석 퀴즈경연, 노래자랑 등으로 분위기 돋궈

a 성균관대 사물놀이패 '흥우리'의 한마당 공연.

성균관대 사물놀이패 '흥우리'의 한마당 공연. ⓒ 홍기인

28일 밤 9시- 11시. 전날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시민과 함께 하는 무대. 이날의 사회는 개그맨 배동성씨. 본 행사에 들어가기 전 성균관대 학생 15명으로 구성된 사물놀이패 '흥우리'가 분위기를 먼저 돋운다.

한 시민이 접수대에 섰다. 이날의 백미는 즉석 노래자랑과 장기자랑이다. "도전! 동대문스타" 전국노래 자랑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힘든 추억의 무대. 이런 때 아니면 언제 기회가 올까. 몇 만원짜리 상품권이 문제가 아니다. "한번의 쪽팔림은 잠시뿐, 그러나 상품은 영원하다!" 개그맨답게 연신 입담을 과시하며 분위기를 이끄는 배동성씨. 약간의 끼만 발휘한다면 보너스로 경품까지 챙길 수 있다.

a 친구와 함께 동대문시장을 찾은 출연자와 개그맨 배동성씨.

친구와 함께 동대문시장을 찾은 출연자와 개그맨 배동성씨. ⓒ 홍기인

그런데 출연자가 노래방서 자막보고 부르던 실력들이라 가사없이 부르려니 이게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은가 보다. 어떤 이는 "무대에 처음 올라보니 눈앞이 캄캄, 무척 떨려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엄살. 하긴 많은 사람 앞인데 그럴 만도 하겠다. 그러나 9만원짜리 상품권을 절대 놓칠 수야 없지.

동대문 새벽시장이 서고, 도매 재래시장에 언제 이런 재미있는 행사가 있었나 싶다. 호기심 반 볼거리 반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는 시민과 주변상가에서 나온 상인들이 점점 많아졌다.

친구와 함께 동대문에 들렀다는 여성, 멀리 전남 무안에서 온 여성 상인, 엄마와 함께 쇼핑을 나온 자매, 즉석 노래자랑이 있어 그냥 접수를 했다는 중년의 한 남성까지 사연도 가지가지.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사람이나 무대에 처음 올라온 아마추어 가수(?)들 모두가 즐거운 자리들이다.

물건을 떼러 한달에 다섯 번 정도 동대문 새벽시장을 찾는다는 부부. 일도 함께, 노래도 함께. 부부금실로 치자면 백점이다. <아파트>를 부르는 한 중년 시민. 대체로 쉬운 가사여서 상품권은 제일 낮은 3만원. 하지만 참가자 중 노래 실력과 음성은 단연 으뜸. 그래서 진행자 요청으로 <빗속의 여인>까지 두곡이나 불렀다. 보너스 상품까지 챙긴 건 당근이다.

a 자매가 함께 무대에 올라 장윤정노래 '어머나'를 부르는 모습.

자매가 함께 무대에 올라 장윤정노래 '어머나'를 부르는 모습. ⓒ 홍기인

동대문 밤쇼핑에 나선 두 자매. '도전! 동대문스타' 맨 앞글 '도'자를 걷어보니 노래 제목이 장윤정 노래 '어머나'.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진행자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무안서 물건을 하러 동대문에 왔다는 한 여성. 노래방 가수가 여기 있네. 적극적인 면에서 단연 백점. 마이크를 잡은 손만큼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시민과 상인, 쇼핑객 등이 어우러진 한마당. 동대문패션 축제 "도전! 동대문스타" 출연자나 보는 이들이나 모두가 즐거워하는 모습들이다. 동대문 패션축제는 10월 5일까지. 이와 함께 인접한 청계천도 복원 한 돌을 맞이하면서 문화행사 등 부대행사들이 주변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a 출연자들을 구경하는 시민과 상인들.

출연자들을 구경하는 시민과 상인들. ⓒ 홍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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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 전문 프리랜서로 글과 사진으로 소통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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