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장기여행법' 한 수 배우다

[자전거세계여행 현장보고 36] 8월 30일 인도 콜카타 2일차

등록 2006.10.11 09:46수정 2006.10.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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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콜카타 거리 풍경

콜카타 거리 풍경 ⓒ 박정규


정전된 카페에서 우연히 자전거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오영준씨를 만났다. 출발하기 전 한국에서 조언을 받았는데, 인도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내 자전거의 가장 큰 문제인 뒤 짐받이 부분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조언을 해주셨다.

"장기 여행자에게는 서스펜션포크는 감속 요인이 되므로 리지드포크로 교환하시고, 속도계 위치가 자꾸 움직일 때는 재활용 타이어를 조금 자른 후 고정시킬…."


한 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정신이 없다. 너무 많은 부분에 무지했다. 할 일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여행해야 할지에 대한 유익한 시간이었다.




2006년 8월 30일 수요일. 인도 콜카타 2일차 / 맑음

11시 15분. 나오기와 인근 식당.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나오기가 시킨 것과 똑같은 메뉴를 골랐다. 치킨 카레(카레에 치킨이 한 조각 들어가 있다). 카레가 조금 매웠지만 밥과 함께 먹으니 먹을 만했다.

방 소켓이 정상이 아니다. 선풍기, 불은 들어오는데… 전기장치를 끼워도 작동하지 않는다. 안내실로 가서 방 전원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하자, 기꺼이 사무실에서 작업할 수 있게 해주었다.


180루피가 순식간에 60루피로

16시 50분. 가방 수선 집.


고장 난 짐 가방 지퍼를 수리하기 위해 시장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가격을 비싸게 부른다. 처음에 180루피를 부른다. 비싸다고 할인해달라고 하자 80루피를 부른다. 갑자기 가격이 너무 내려간다. 속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기분이 조금 상해서 그냥 가려고 하자 60루피까지 해준단다.

지퍼에 조금 문제가 있고, 미싱으로 조금만 작업하면 쉽게 수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려 3배의 가격을 처음에 부르다니… 다른 곳으로 가봤지만 80루피 정도를 부른다. 그냥 자가 수리하기로 하고 출발.

사람, 차가 너무 많아 달리기에는 부적합한 도로다. 땀을 흠뻑 흘리고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하려고 했는데, 물이 나오지 않는다. 아까 '정전'이 된 것과 상관이 있는 건가? 어쩔 수 없이 그냥 방으로.

저녁에 미국행 비행기 티켓가격을 알아보러 다녔는데, 우연히 인근 여행사에서 자전거 동호인을 만났다. 사장님은 JACC(일본 자전거동호회) 멤버라면서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셨다. 델리까지 자전거 타고 가고 싶다고 하니까 지도를 구해서 다시 오란다.

오늘 조사한 서더스트리 인근의 가장 저렴한 여행사 가격은 뉴델리-샌프란시스코: 562달러, 콜카타-샌프란시스코: 580달러.

인터넷 카페에서 파일 첨부한 뒤 메일 보내는 중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정전'이 되어 버렸다. 30분 정도 사용하고 10루피를 지불하고 다시 여행사로.

사장님께 구입한 지도를 보여주니, 일부 구간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내일 다시 만나기로.

다른 카페 가는 길에 다른 여행사를 찾아봤다. 에어컨이 있고, 전용선이 있는 컴퓨터까지 3대, 제법 사무실 분위기가 난다. 벽에는 여러 가지의 명언들이 액자로 걸려 있었다. 이곳은 항공프로그램까지 사용하고 있었지만 가격이 제법 비쌌다.

다른 카페 가니 1시간에 10-15루피. 속도 빠르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그러나 생각한 것만큼 빠르지 않아서 조금 하다가 그냥 나왔다.

거리 작은 가게에서 인도 전통차와 달콤한 게 많이 들어가 있는 파이 4개를 저녁 대용으로. 차도 달콤하고, 파이도 달콤하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발견해 즐거웠다.

자전거 고수를 만나다

21시 35분. 정전되었던 카페에서 우연히 '오영준(세계자전거여행자)'을 만났고, 같은 숙소에서 묶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도 조언을 받았고, 인도에 계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다른 곳에 계신 것 같아 못 만날 줄 알았는데….

내 자전거의 가장 큰 문제인 뒤 짐받이 부분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조언을 해주셨다.

a 내려앉은 뒤 짐받이

내려앉은 뒤 짐받이 ⓒ 박정규

"뒤 짐받이는 자전거 가게에서 적당한(?) 지지물을 구입한 뒤 임시로 고정하세요. 그리고 미국 가서 30-50달러 사이의 새 짐받이를 구입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짐 배분은 뒤쪽 60%, 앞쪽 40%를 유지하도록 노력하시고요. '블랙번' 정도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부분 짐받이도 30-50달러 사이에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림(튜브와 타이어를 고정하는 부품)은 'SUN사의 CR18'을 추천합니다. 20-30달러 정도 할 겁니다. 스포크(허브와 림을 연결하는 철사)는 지름 2.0 컴퍼지션 에볼루션 등급으로 최소 3-4개 정도 구입하시고요.

장기 여행자에게는 서스펜션 포크(완충장치가 달린 포크. 포크는 앞바퀴와 자전거 몸통을 연결하는 부품)는 감속 요인이 되므로 리지드 포크(완충장치가 없는 포크)로 교환하시고, 물도 많이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세요.

속도계 위치가 자꾸 움직일 때는, 재활용 타이어를 조금 자른 후 고정시킬 부분에 덧대기 한 후 그 위에 속도계를 고정시키면 위치가 고정될 겁니다. 재활용 타이어는 꼭 여분으로 챙겨다니세요. 아주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차체와 닿는 짐받이 고정 부분도 덧대기를 하면 흔들림도 줄여주고, 차체도 보호해줍니다.

체인도 하나 더 구입하셔서 1000km 주기로 교체해서 사용하시면 수명도 늘어나고 주행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전거오일(패트론오일)'은 콜카타 자전거 가게에서 구해 보세요.

펑크 방지 테이프(앞뒤 모두)도 제거하세요. 장기 여행을 하다 보면, 테이프와 튜브의 마찰이 지속되면서, 나중에는 튜브가 반으로 찢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타이어는 컨티넨탈 트래블 콘텍트, 쉴베 마라톤 플러스(70달러선)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시면 장기여행 하시는 데 지장없을 겁니다. 그리고 허브(바퀴의 중심축) 안의 '컨넥트'만 파는 곳도 찾아보세요. 주로 '컨넥트' 부분에 문제가 많이 생기거든요. 다 교체하실 필요 없이 그 부분만 교환해주시면 허브를 오래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정신이 없다. 너무 많은 부분에 무지했다. 할 일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여행해야 할지에 대한 유익한 시간이었다.

a 태극기의 의미가 뭐냐구?

태극기의 의미가 뭐냐구? ⓒ 박정규


태극기의 의미가 뭐지?

일본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한 친구가 '태극기'의 의미를 물어본다. 생각해보니 중간의 뜻만 알고 있지 다른 건 모르고 있었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인터넷 카페로 뛰어가려는데 골목에 총을 든 사람들이 보인다. 경찰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일반인 같은데 순간 겁이 나서 다시 숙소로.

한국 친구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 태극기 의미를 좀 가르쳐 달라고 했다. 한국 친구 한 명이 자신도 잘 모르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같이 공부해 보자면서 뜻을 알려주었지만, 좀 더 알고 싶어서 좀 더 찾아 보았다.

태극기의 정신(뜻)

태극기 전체로는 평화(平和) 단일(單一) 창조(創造) 광명(光明) 무궁(無窮) 조화(造化) 평등(平等)을 상징한다.

[바탕] 평화 -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백의민족의 순결성과 광명을 뜻하며,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한민족의 민족성을 표현하고 있다.

[태극원형] 단일 - 태극 원형의 음과 양의 양의(兩儀)는 전체적으로 둘로 갈라진 것이 아니다. 태일(太一), 즉 '지극히 큰 하나'로서 단일 민족성과 통일의 정신을 나타낸다.

[태극음양] 창조 - 우주의 근본인 태극이 음과 양의 양의(兩儀)로 나누어지고 이 음양의 두 가지 힘으로 우주 만물을 창조하듯이, 우리 민족의 창조성을 나타내고 있다.

[건곤] 무궁한 발전 - 건괘는 하늘[天]의 상징이고, 곤괘는 땅[地]의 상징이다. 무궁한 천지를 태극기는 담고 있다. 또한 태극 도형의 청, 홍의 음양 곡선은 머리와 꼬리를 물고 끝없는 선회를 하는 것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가 무궁하게 발전한다는 것을 뜻한다.

[리감] 광명 - 이괘는 태양[日]의 상징하고, 감괘는 달[月]의 상징이다. 일월이 함께 비치니 광명천지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와 민족은 예로부터 광명을 숭상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조화 - 태극의 이론은 만물이 자연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서로 방해하지 않는다는 데 있으며, 괘의 3효(爻)는 천지인의 조화를 상징한다. 이는 예로부터 자연과의 조화를 삶의 원칙으로 여겼던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낸 것이다.

평등 - 태극과 4괘가 전체적으로 음과 양이 균등할 뿐만 아니라, 천지일월이 서로 마주보는 관계에 있는 것은 우리의 평등사상을 말해 주는 것이다.

가운데의 태극(太極)도형은 음(청색)과 양(적색)의 상호 작용에 우주만물이 생성·발전하는 대자연의 영원한 진리를 형상화한 것으로 창조와 발전을 의미한다. 태극은 우주자연의 생성근본원리이며, 창조적 우주관을 담고 있다.

사방의 사괘(四卦)는 태극 도형 속에서 음과 양이 질적 변화와 양적 성장의 선회(旋回)운동을 거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천지일월(天地日月), 사시사방(四時四方),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담고 있다. 하나의 괘는 3개의 효(爻)로 이루어져 있으며 천인지의 3층 구조로 되어 있다. 효 또한 이어진 양효(陽爻)와 갈라진 음효(陰爻)가 있다.

건곤리감 4괘가 상징하는 동서남북의 방위는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괘의 방위에 충실한 태극기는 1882년의 일본의 <시사신보>에 게재된 소위 '박영효의 태극기'라 불리는 태극기의 괘 모양이다.

(출처 : '태극기 각 부분의 의미' - 네이버 지식iN)

일본 친구들에게 나름대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열심히 설명해주니까, 자신의 노트에 태극기 그림과 의미들을 기록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태극기의 의미'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걸 반성하는 시간이었고,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공부해서 완전히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서 다음에 외국 친구들을 만났을 때, 영어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려운 단어들이 너무 많다.

여행수첩

1. 이동경로: 콜카타 인근

2. 주행거리 및 시간: 미기록

3. 사용경비: 164RS (인도의 화폐단위, 1$=45.5 RS)
점심: 21RS / 물1리터: 10RS / 인도지도: 75RS / 인터넷카페: 45RS / 저녁: 10RS

4.섭취 음식

1) 식사
아침: 닭 카레 볶음밥(조금 맵다.)
점심: 닭 카레 볶음밥(조금 맵다.)
저녁: 짜이(전통 차), 달콤한 게 잔뜩 들어가 있는 파이4개

5. 신체상태: -

덧붙이는 글 |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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