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봉사로 임하도록? 그게 대책이 됩니까"

[국감-교육위] 잇딴 교육 악재로 질타 컸던 대구교육청 국감

등록 2006.10.19 19:09수정 2006.10.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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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9일 대구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교육위 소속 최순영 의원이 신상철 교육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날 의원들은 잇따라 터진 각종 악재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대구시교육청을 질타했다.

19일 대구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교육위 소속 최순영 의원이 신상철 교육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날 의원들은 잇따라 터진 각종 악재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대구시교육청을 질타했다. ⓒ 대구시교육청

"어떻게 지각을 했다고 학생을 200대나 때립니까?"
"왜 200대까지 (때려야 했는지)…. 저도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교육감님! 말처럼 사랑과 봉사만으로 200대 때린 사람이 갑자기 바뀝니까?"


국감을 앞둔 대구시교육청(신상철 교육감)의 긴장감은 높았다.

최근 잇따라 터진 급식 사고와 과잉체벌·교사 비위 사건을 비롯해 교사의 제자 성폭행 의혹 사건까지. 연이은 악재에 질타의 수준이 예년보다 한층 높을 것이라는 예견이었다.

예상대로 19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대구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시퍼런 날이 서 있었다. 국감장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최영순 민주노동당 의원(비례대표)은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교사가 학생을 200대나 때려서 전국적으로 물의를 빚었다"면서 "거기다 초등학생은 뺨을 맞고 또 다른 학생은 일주일 동안 청테이프로 입막음을 당한 사건까지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지금이 유신정권이나 군사 문화가 팽배한 시절도 아닌데 교육 현장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신상철 교육감은 "상상치도 못할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데 대해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체벌이라는 고정관념으로 학생들을 지도했기 때문으로 전 교원에게 체벌을 금지하고 사랑과 봉사로 임하도록 관리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권철현 교육위원장이 교육청의 '부실한' 무대책을 꼬집었다.

권 위원장은 "갑자기 사랑과 봉사로 학생들을 대한다고 200대나 때리던 사람이 바뀝니까"면서 "그게 대책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의 추궁이 이어지자 "왜 200대나 때렸는지 저도 이해가 안 된다"면서 "그 이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라고 말 끝을 흐렸다.

잇따라 터진 대구지역 교육계의 부조리한 사건들이 교육청의 일회적인 대응과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구조적인 모순이라는 말을 아는냐"면서 말문을 뗀 안민석 열린우리당 의원(경기 오산)은 "잇딴 과잉 체벌 행위는 우연적이고 돌발적인 것이 아니다"면서 "학교의 폭력적인 체벌은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어 "대구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66곳 중 방학 중 30시간 이상 보충수업을 실시하는 학교가 56군데"라면서 "35시간 보충수업을 하는 학교도 4곳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대구지역의 극단적인 입시경쟁이 타 시도에 비해 극명하게 치닫고 있다"면서 "이러한 교육의 현실이 과잉 체벌이라는 일련의 사태와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지난 9월 말 경찰은 심화학습비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거두고 수천만원을 유용한 혐의로 모 고등학교 교사 A(49)씨를 입건했다.

또 지난 9월 중순에는 다른 모 고등학교 교사 B(35)씨가 제자 2명이 5분 가량 지각했다는 이유로 100~200대씩을 때리는 등 과잉체벌을 해 물의를 빚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말 다른 모 고등학교에서 치러진 3학년 기말고사 영어시험에서 C(45) 교사가 학생 3명의 답안지를 임의로 재작성하고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외에도 2학기 개학을 직후 고등학교 2곳에서 수 백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학교급식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이번달 초에는 자신의 제자를 집으로 유인해 성추행한 혐의로 대구지역 한 여고 교사가 구속되면는 등 대구지역 교육계가 잇딴 악재로 술렁이면서 대구시교육청의 관리 부재에 대한 비난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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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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