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가을 하늘 아래 서 있는 남근석. 야릇한 기분도 들지만 자연의 신비함도 느껴졌다.김연옥
나는 지난 11일 충청북도 제천시에 일을 보러 가는 친구를 무작정 따라나섰다. 한동안 팍팍한 일상에 발이 묶여 어디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사는 마산에서 3시간 반 걸려 도착한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 마을. 거기서 천년고찰인 무암사 쪽으로 더 올라가서 낮 4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단풍이 곱게 물든 무암사 입구를 지나 까치성산(845.5m)과 동산을 이어 주는 새목재로 가는 길은 온통 갈색 세상이었다. 떨어지는 것의 안타까움에 길들여진 탓인지 낙엽이 수북이 깔린 갈색 가을의 풍경은 늘 쓸쓸함을 주는 것 같다.
함순례의 '꼴림에 대하여'를 떠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