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품고 온 꿈을 이루기 바랍니다"

[현장] 3일 한국인과 함께하는 외국인노동자 송년 위안 잔치

등록 2006.12.04 13:05수정 2007.01.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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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행사장을 꽉 메운 사람들

행사장을 꽉 메운 사람들 ⓒ 차예지

3일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외국인노동자 송년잔치가 열렸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관장 김준식, 아래 성동센터)가 마련한 이번 잔치는 올해 9회째다. 400여 명의 외국인노동자와 자원봉사자가 함께한 상당히 큰 규모의 행사였다.

성동센터의 김준식(56) 관장은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에 우리나라의 영세한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와 그 가족들을 초청하여 이국생활의 어려움을 위로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동구청 건너편에 있는 성동센터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상대로 무료진료, 한국어 교육, 임금체불 상담 등의 일을 하는 복지기관이다.

행사는 신익호 세계선린회장의 축사로 오전 11시 30분에 시작했다. 방글라데시, 몽골, 인도네시아 등 약 15개국에서 참가한 사람들로 대강당은 꽉 메워졌다. 모든 참가자에게 뷔페 식사가 제공되었다.

식사 후에는 방글라데시 민속악기팀이 신나는 민속음악 연주와 노래를 선보이며 행사의 흥을 돋웠다. 이어 혼인을 약속하고 함께 살고 있으나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두 국제결혼 부부인 김규달씨와 라타나 마나완(태국 출신 한국인)씨, 김동민씨와 즈엉더 김엔(베트남 출신 한국인)씨의 합동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김 관장의 주례로 진행된 결혼식에서는 한복 예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신랑 신부가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결혼식 축가로 성동센터 지구촌 학교의 몽골 청소년들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곡을 불러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a 어린이들의 태권도 시범

어린이들의 태권도 시범 ⓒ 차예지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은 4인조 여성 댄스팀의 춤 공연으로 행사는 열기가 더해갔다. 이어 어린이들의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다. 벽산도장 태권도부 어린이들은 절도 있는 모습으로 태권도 품세 시범을 보였다.

어린이들이 우렁찬 기합과 함께 나무판 격파 시범을 보이자 객석 여기저기서 "와", "진짜 잘한다" 등 탄성이 나왔다. 어린이들의 기합 소리에 기운이 넘쳐 사회자는 "기합이 격파보다 더 무서웠던 공연"이라고 말하고 "지구 안보는 걱정이 없겠다"며 어린이들의 격파를 평가했다. 어린이들은 이어 이정현의 '달아달아'에 맞춰 신나는 태권도 율동을 선보였다.


a 즐거워하는 참여자

즐거워하는 참여자 ⓒ 차예지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던 한마음 놀이마당에서는 참가자 전원이 강당에서 사회자의 진행에 맞춰 두 팀으로 나눠 게임을 했다.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으며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었다. 게임에 몰두해서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회자가 "더우면 옷 벗어도 되요"라고 할 정도였다. 경품으로 이불, 베개, 프라이팬 등 400개의 생활용품이 참가자들에게 푸짐하게 제공됐다.

a 재미있는 오리발 걷기 게임을 하는 참가자들

재미있는 오리발 걷기 게임을 하는 참가자들 ⓒ 차예지

서로 어깨에 손을 얹고 행사장 안을 도는 기차놀이를 하는 참가자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국생활의 힘든 점을 잠시 잊은 듯했다. 기차놀이 후, "(외국에서) 성동구까지 왔는데 여러분의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라는 사회자의 말을 끝으로 행사는 끝났다. 행사가 끝난 후 성동센터에서는 김장 김치를 참가자들에게 주었다.


또한 성동센터의 자원봉사자 50여 명이 행사 진행을 도왔다. 결혼식 사회를 맡았던 이금진(38)씨는 성동센터 한국어 교실의 교사이다. 성우가 본업인 이씨는 직업상 한국어를 더 공부하다 한국어 자원교사가 되었다고 한다. 이씨는 "결혼식 사회는 처음이었지만 뜻있는 결혼식이라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몽골 출신으로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동근(20)씨는 이날 행사에 대해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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