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송아지들 "걸음아 날 살려라~"

등록 2006.12.09 12:27수정 2006.12.11 09:0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황소 3마리의 질주

황소 3마리의 질주 ⓒ 조명자

방앗간 집 송아지들이 집단 탈출을 했습니다. 망아지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걸 보면 에미, 애비 냅두고 저희 형제들끼리 뛰쳐나온 모양입디다. 그렇잖아도 지난 봄, 소값이 좋아 기백만원 손에 쥐었다고 아주머니가 자랑하신 말씀을 들었었는데 그 비싼 놈 잘못 될까 봐 걱정이 됐습니다.


@BRI@개 뛰듯 날뛰는 황소 3형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방앗간 집 백구. 잠시 출타하신 주인 대신 황소새끼 잡으러 나온 모양입니다. 오랜만에 맛본 해방감에 미친 듯이 날뛰며 찻길까지 갈 것 같으면 뒤쫓아 가서 겁을 주는 폼이 어찌나 믿음직스런지 '소치기' 목동이 따로 없었습니다.

천방지축 우리 몽이완 너무 다른 백구. 그러고 보니 백구는 암놈이네요. 짐승이고 사람이고 어찌 그리 수컷과 암컷은 하는 짓이 다른지 혼자 웃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몽이 묶어놓고 대문을 열어놨더니 아 요놈이 슬쩍 마실을 왔지 뭡니까.

그런데 처음 온 집에 불쑥 발을 들여놓기가 그랬는지 대문턱에 앞발 한 개만 살짝 걸친 채 장승처럼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풀어놓기만 하면 남의 집 마당에 똥도 싸놓고 닭도 잡아 죽이고. 온갖 민폐를 끼치는 몽이와는 너무 달라 이렇게 예의바른 놈 새끼 좀 얻을까 잠시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a 황소가 걱정되는 백구의 눈빛

황소가 걱정되는 백구의 눈빛 ⓒ 조명자

대문 안에 갇혀 망아지 뛰는 방향 따라 미친 듯 왔다 갔다 하던 몽이. 높이 쳐진 담벼락이 원망스러운지 주둥이가 댓발은 나와 째려봅니다. 그러나 웬만해야 풀어주지요. "제 대접 제가 받는다고, 그러게 평소에 잘 하지" 혼잣소리로 몽이놈 약을 올려줬지요.

a 높이 쳐진 담벼락이 원망스럽기만 한 몽이놈

높이 쳐진 담벼락이 원망스럽기만 한 몽이놈 ⓒ 조명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