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제 외에도 교육과제 많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 당선자 기자회견

등록 2006.12.15 12:53수정 2006.12.16 16:14
0
원고료로 응원
[기사보강: 오후 1시 30분]

a 제13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으로 뽑힌 정진화 정진후 당선자가 15일 기자회견에 앞서 축하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제13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으로 뽑힌 정진화 정진후 당선자가 15일 기자회견에 앞서 축하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길거리에서 투쟁 일변도로 주장을 외치기보다는 우리 주장이 설득력을 얻도록 공론화 하고 논쟁 과정을 거치겠다. 앞으로 전교조 투쟁 방식에 전환이 있을 것이다."

@BRI@정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위원장 당선자는 당선 확정 바로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 안팎에서 제기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잘못된 관행이나 사업방식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 당선자는 당선이 공고된 15일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회의실에서 '러닝 메이트'였던 정진후 수석부위원장 당선자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13대 전교조 위원장으로 뽑힌 정 당선자는 내년 1월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정 당선자는 "지금까지 교육부가 사전에 충분한 협의없이 여러 정책을 발표하다보니 전교조가 이를 막는 방식으로 투쟁을 전개했다"며 "이제는 그런 방식을 중단하고, 교육부가 사전에 정책을 토론하고, 교육계·학계·시민사회단체와 소통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의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범사회적인 논의 기구'를 제안하면서 "전교조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 이제 사안마다 찬반을 가르는 식의 논쟁은 교육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교조의 투쟁 방식 전환과 함께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도 함께 변화해줄 것을 촉구한 것이다.

"교원평가제, 현실에서 실효성 있을지 의문"


정 당선자는 교원평가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미 교사들은 '근무평정'이라는 전근대적인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며 "교육부의 교원평가제가 현장에 들어와서 의도했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원평가제 외에도 교육과제는 많다"면서 "마치 교원평가제만 도입하면 교육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국민들의 오해를 풀고, 교육개혁을 위한 총체적인 논의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명의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전교조는 현재 교육 현실에 책임이 있음을 깊이 통감한다"며 "합법화 이후 전교조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전교조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높아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바르지 못한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에 치중하면서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데 소홀했고, 학부모·학생과 소통하는 교육실천을 조직적으로 만들어가는 데 힘을 쏟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부족한 점을 성찰하면서 공교육의 부실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덜고, 교육혁신을 위한 실천에 더욱 매진한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70884표 가운데 39957표(56.3%)를 얻어 전 위원장인 장혜옥 후보(30927표·43.6%)를 제치고 위원장직에 올랐다. 정 당선자는 서울 강서구 신화중에서 도덕 교사로 근무하다가 지난해부터 서울지부장을 맡고 있다.

a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13대 위원장으로 뽑힌 정진화 당선자가 15일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안팎에서 제기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잘못된 관행이나 사업방식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13대 위원장으로 뽑힌 정진화 당선자가 15일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안팎에서 제기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잘못된 관행이나 사업방식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다음은 정진화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교원평가제로 인한 교육부와의 갈등은 어떻게 풀 것인가.
"2월부터 법제화 예정인 교원평가제에 분명히 반대한다. 벌써 2년간 교원평가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는데, 소모적이었다. 사실 교사들은 교원평가를 이미 받고 있다. 아주 전근대적이고, 본인에게 공개하지도 않는 '근무평정'이 그것이다. 교육부는 마치 교원평가가 없었던 것인양 새롭게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근무평정은 폐지, 개선돼야 한다.

교원단체와 갈등을 일으키면서까지 교육부가 새로운 안(교원평가제)을 현장에 들고 나와서 '과연 의도했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문제를 제기한다. 교육과제는 많다. 교원평가제만 시행하면 교육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국민의 오해를 풀고, 교육개혁 과제가 무엇인지, 총체적인 논의를 펼쳐야 한다."

-"관행과 사업방식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전교조의 투쟁 방식에 변화가 오는 것인가.
"저희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학부모와 대화하는 교사들이다. 대부분의 일상이 학교에서 벌어지는 속에서 참교육을 주장했고, 그런 노력을 이미 많은 조합원들이 하고 있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투쟁 일변도로 주장을 외치기보다는 우리의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공론화와 논쟁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방식의 전환이 있을 것이다."

-투쟁 방식의 전환이라면, '21세기 교육의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범사회적인 논의 기구'를 뜻하는 것인가.
"교육부가 여러 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하다보니 저희는 막는 방식으로 투쟁했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계 동반자의 관계에서 사전에 정책을 토론해야 하고, 앞으로는 그 수준을 넘어서서 21세기 범사회적 논의기구라는 교육계, 학계, 시민사회단체를 망라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전교조는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사안마다 찬반으로 가르는 식의 논쟁은 교육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신규 조합원 감소, 높은 경쟁률의 임용고시 때문"

-일부에서는 당선된 지도부를 온건하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전교조 운영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인가.
정진후 수석부위원장 당선자 "온건하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판단이다. 많은 자성을 통해서 올바른 방향을 실천하려고 한다. 그런데 전교조가 노동조합으로서 부여받아야 하는 행동권이 없다. 사실상 정부에 의해서 교섭권이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교원단체를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의견을 조율하는 대화와 타협의 길을 봉쇄해서, 투쟁을 통해서만 (문제점을) 돌파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금 상태에서는 정상적으로 이야기할 구조가 없다. 일방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발표하고, 국민에게 전달되는 통로에서는 (전교조가) 취할 수 있는 방법에 한계가 있다."

-신규 가입하는 조합원의 수가 떨어지고 있다.
"세대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세대간 소통이 있어야 하고, 새롭게 가입한 분들에게 경험을 전수해야 한다. 신규 조합원이 적은 것은 임용고시와 관련된 것 같다. 높은 경쟁력을 뚫기 위해 사범대에서 교육에 대한 충분한 고민도 못하고, 임용고시 합격을 위해 대학교 1, 2학년때부터 시험을 준비한다. 신규 교사들이 교육에 대한 고민을 우리와 함께 나누고, 우리 역시 새로운 세대와 분위기를 맞춰 유연하게 가야 한다."

a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13대 위원장으로 뽑힌 정진화 당선자가 15일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당선증을 받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13대 위원장으로 뽑힌 정진화 당선자가 15일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당선증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2. 2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3. 3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4. 4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5. 5 대법원에서 '라임 술접대 검사 무죄' 뒤집혔다  대법원에서 '라임 술접대 검사 무죄' 뒤집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