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에서 바라 본 경포호김대갑
거울처럼 너무 맑다고 하여 이름마저 ‘거울호수’가 되어버린 경포호. 경포호는 경호, 또는 군자호라고도 불리는 동해안 지역의 대표적인 석호 중의 하나이다. 예전에는 바다였다가 흘러내린 토사에 의해 바다와 별리의 아픔을 겪은 호수이기도 하다. 그 별리는 호수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인간에게는 다행이었다. 한 자리에서 동해의 일출과 호수에 비친 달의 운치를 동시에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경포호는 그 이름에 걸맞게 하늘의 모습을 하늘보다 더 푸르게 비추는 거울 같은 호수였다고 한다. 물 위로 튀어 오르는 물고기의 모습을 어스름 달빛에도 볼 수 있고, 호수에 투명하게 비치는 미인의 얼굴이 원래 모습보다 더 아름답다고 했을 정도로.
그리고 예전에는 삼십리의 둘레를 자랑하는 방대한 호수이기도 했단다. 지금은 흘러내린 토사에 의해 십리 정도로 축소되었지만 잔잔한 수면은 백리, 천리도 부럽지 않은 평탄함을 안겨준다. 한마디로 빙판 같은 시원함과 탁 트인 시야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호수가 바로 경포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