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자가 권하는 미래형 자녀 교육법

[아가와 책 60] 세계적 교육학자 박옥춘 박사의 <미래형 자녀 교육법>

등록 2007.01.04 10:21수정 2007.01.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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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미래형 자녀 교육법>

책 <미래형 자녀 교육법> ⓒ 예담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세계적인 교육학자가 쓴 자녀 교육서'라기에 아주 이론적이고 어려운 교육 방법이 제시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교육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 책은 아주 쉽게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더 나은가를 실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한다. 교육학자로 일하면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과 두 아이의 아빠로 살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하여 일반인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부모가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반복하고 온갖 과외를 시키는 것보다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스스로 공부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자율적인 사람으로 성장할까?

책의 저자는 미국에서 오랜 기간 공부하고 교육학 교수로 일하면서 얻은 미국식 교육의 긍정적 측면을 자신의 자녀 교육에 적용하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우리의 전통적 교육 방법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관을 함께 가르쳐 성공적인 자녀 교육을 할 수 있었다.

교육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은 '잔소리 형'의 사람이 많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모가 하라는 대로 공부하고 행동하여 학교 성적도 잘 유지되고 남 보기에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 주체적인 인간으로 자라지 못해서 지나치게 수동적인 삶에 안주하게 된다.

아이가 적극적이면서 열심히 자기 과제에 빠져들고 멋진 삶의 길을 가도록 돕고 싶다면 '민주 원칙형'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키우기 위해서는 잔소리를 절제하고 지나친 보호나 간섭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은 자기 아이를 너무 극진히 모시거나 일일이 통제하려 함으로써 아이를 망치고 있다.

@BRI@저자는 미국의 한 실험 사례를 통해 '아이큐보다 동기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강조한다. 아이가 스스로 무엇인가 궁금하고 성취하고 싶어 어떤 일을 하게 된다면 다른 지겨운 일들보다 그 일을 훨씬 잘할 게 당연하다. 실제 실험에서도 아이큐가 높은 아이보다 꾸준히 호기심과 성취욕을 가지고 도전하는 아이들이 유명 인사가 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있어 자발적인 동기는 곧 성공으로 가는 열쇠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몇 배의 효과를 얻는다. 저자는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 중에서 자기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분야를 찾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은 자기 아이의 적성과 재능은 무시한 채 남들이 하는 길을 따라 가도록 강요한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결국 자기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는 불행한 인간을 만든다. 특히 부모의 부정적인 태도는 아이에게 그대로 이어진다는 사실.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자기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또 하고 싶어 하는지 살피고 적극적인 후원을 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아이가 보다 적극적이고 폭 넓은 사고를 갖도록 하기 위해 독서, 토론, 글쓰기 등의 활동을 가정에서 많이 할 것을 권장한다. 책을 많이 읽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책을 가까이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집안에서 책 읽는 분위기를 형성한다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책을 통해 세상을 접하고 많은 간접 체험과 지식을 얻는다.

토론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으나 미국의 긍정적인 문화 중 하나다. 우리 국회만 봐도 토론은커녕 주먹다짐만 난무하니 어찌 볼 때 부끄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미국 국회나 학교의 토론장은 큰소리가 나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거의 없다. 다만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토론자들의 논리적인 설전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토론 문화와 글쓰기가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제대로 발전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보다 밝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 인문학 분야가 취약한 우리의 현 실정은 토론과 쓰기 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이다. 이것은 가정에서만이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도 실현되어야 할 교육적 측면이다.

저자의 교육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은 '아이들이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해야 되는 이유가 남의 부러움을 사고 개인적인 야망을 성취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에 있음을 교육해야 할 것'이라는 구절이다.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우리나라 엄마들은 '내 아이가 좋은 대학을 가고 사회적인 지위와 명예, 경제력을 갖추어 성공하기'만을 바라는 욕심이 큰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하여 아이가 진정 성공한 삶을 사는 것일까? 그건 엄마의 욕심일 뿐이고 아이가 가치 있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엄마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인 교육학자 박옥춘 박사의 미래형 자녀교육법

박옥춘 지음,
예담Friend,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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