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BRI@요즈음 심심치 않게 산불이 발생해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산불조심기간(2. 1~5. 15)과 무관하게 연초부터 산불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장기간에 걸친 건조기와 이와 때를 같이하는 사냥 시즌, 주 5일제로 인한 등산인구의 증가, 웰빙 바람을 타고 건강식을 위한 약초 소요 증가, 봄철 농사에 대비하는 소각 등이 있다.
다행인 것은 산불을 예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해 과거에 비해 산불 발생 빈도는 많이 줄었다.
요즘처럼 건조기에 발화하는 산불은 초기에 진화하지 못하면 대형산불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더군다나 산악지역에서 인력을 동원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방차가 출동하더라도 협소한 도로망과 능선 탓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산림청에서는 산불조심기간을 1월 20일로 앞당겨 산불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산림항공관리본부에서는 진화헬기의 조기출동과 진화시간 연장을 위해 일출 전, 일몰 후 한 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야간이동비행능력을 갖춘 지 이미 오래다. 또 초동진화를 위해 선두기는 한 시간 전에 먼저 출근해 출동태세를 갖추고 대기하고 있다.
a
▲ 여명과 함께 출동해 일출을 보면서 담수지에 도착한 순간. ⓒ 김창만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헬기가 여명을 뚫고 산불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중요한 것이 담수지인데 요즘 같은 날씨에 대부분 물이 있는 곳은 꽁꽁 얼어있다. 헬기가 아무리 빨리 도착해도 물이 없다면 불을 끌 수가 없기에 얼지 않은 담수지를 찾아 헤매야 한다. 따라서 지자체나 관련기관에서는 산불진화헬기를 요청할 때 담수지를 같이 고려해 봐야 한다.
만약 인근 저수지나 강줄기 또는 개천이 얼어 있다면 중장비를 동원해 얼음을 깨고 담수지를 확보해 주어야 한다. 최소 1미터 이상의 수심과 가로 세로 3미터 정도의 폭으로 얼음을 깨줘야 하며 헬기의 이착륙에 방해가 되는 고압선이나 전선, 수목, 민가가 있으면 안된다.
또 만만치 않는 하강풍과 소음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비닐하우스나 낡은 집, 양봉, 목장 등은 피해야 하며 먼지나 비산물(飛散物)에도 대비해야 한다. 인근에 연료보급이 가능한 착륙장소로 먼지가 나지않는 공터나 운동장이 있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헬기가 산불발생지역에서 운항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소음으로 주민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겠으나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순간의 실수로 산불이 발생하면 타는 것은 순간이지만 산림을 되살리는 데는 40~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아울러 휴일도 잊은 채 산불에 대비해 만반의 출동태세를 갖추고 긴장상태에서 근무하는 산림 관계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산행하는 많은 분들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대형산불을 예방할 수 있도록 협조 당부 드린다.
a
▲ 낮은 구름과 연기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산불 현장 ⓒ 김창만
덧붙이는 글 | 김창만 기자는 강릉산림항공관리소 소속 헬기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