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자전거 전국 여행 2

강릉에서 포항까지

등록 2007.01.22 09:29수정 2007.01.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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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50대인 6명이 강릉에서 포항까지 약 280km를 해안도로를 따라 2박 3일의 여정으로 자전거 여행을 하였다.

2006년 10월 27일 금요일.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대전 둔산에서 고속버스터미널까지 자전거로 이동하였다. 고속버스 짐칸에는 다행히 단 하나의 화물도 없었다. 친절한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자전거 5대를 넣고 강릉에 도착하니 오전 10시였다.

@BRI@오전 10시 30분에 강릉고속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정동진을 향하여 달렸다. 정오쯤 정동진 역에 도착하였다. 역 뒤에 있는 바닷가로 가려고 하였으나 입장료를 받을 뿐 아니라 자전거는 입장할 수가 없었다. 멀쩡하니 잘 다니던 곳에 드라마 한편 찍었다고 이렇게 유료화시켜도 되는지 모르겠다. 정동진역 뒤에 있는 바닷가가 좋아서 온 것이지 드라마에 나온 것을 보러 온 것은 아니었다.

바다 풍광을 보려고 언덕 위에 있는 조각공원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조각공원에서 멀리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했던 나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그 위에 커다란 배가 한 척 놓여 있고 입장료를 5000원이나 받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 풍광이 좋은 자리를 매각하여 울타리를 쳐 놓았는지 분노와 함께 아쉬움을 달래며 힘들게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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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기념관 ⓒ 이규봉

삼척시를 지나 바닷가에 있는 황영조 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은 황영조가 자라던 마을 위에 잘 정비되어 있었다. 이어 장호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되었다. 길가에 있는 장호콘도민박에서 숙박하였다. 비수기라 그런지 숙박비는 매우 쌌을 뿐 아니라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방까지 무료로 제공하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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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왕피천 하구 ⓒ 이규봉

28일 아침 8시에 출발하였다. 내려가는 도중 원덕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하였는데 운동을 하고 나서인지 아주 맛이 있었으며 가격도 적당하였다. 죽변면 근처에 도달하니 잘 닦인 갈라진 한쪽 도로가 자동차 진입이 금지되어 있고 도로 위에는 뭔가 말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도로로 진입하니 그 넓은 도로에 단 한 대의 차도 없었다. 마치 우리 세상인 양 질주를 하였다 나중에 보니 비상활주로였다.

이 길은 다시 울지으로 가는 도로와 만난다. 울진을 지나 수산리에 오니 왕피천이 보인다. 강과 바다가 마주치는 하구에는 그 아름다운 풍광에 어울리지 않는 그물모양이 강을 가로질러 있어 갑갑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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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고래불해수욕장 ⓒ 이규봉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였다. 풀하우스라는 바닷가에 신축된 모텔에서 숙박하였다. 숙박비도 저렴하고 시설도 매우 좋았다. 그러나 밤늦게까지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방의 음악 때문에 잠을 설쳐야 했다. 저녁은 근처에서 영덕대게로 하였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수입산이라고 한다. 지금은 철이 아니어서 어디 가도 영덕대게는 없다고 하는 것을 그 다음 날 강구항에서 들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그 크기가 매우 방대하였다. 그 다음 날 해수욕장 건너에서 보니 백사장이 초승달 모양으로 쫙 펼쳐 있는 곳이 매우 훌륭하였다. 이곳을 거닐지 못하고 떠남이 매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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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해맞이공원 ⓒ 이규봉

다음날도 아침 8시에 출발하였다. 영덕해맞이공원에서 영덕풍력발전소의 돌아가는 바람개비에 이끌려 산 위에 있는 발전소로 올라갔다. 자전거와 풍력발전소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친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궁합이 잘 맞는다.

발전소 위에서 찻길이 아닌 임도로 내려가는 길을 발견하였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니 영덕읍에서 해안가로 가는 도로와 만난다. 강구항에 도착하니 수많은 해산물이 가득하였다. 대진과 화진을 거쳐 포항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3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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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현재,서경일,김택남,이경하,이규봉,전태일 ⓒ 이규봉


여행정보

1. 정동진 조각공원은 입장료를 징수함
2. 고래불해수욕장에서 포항까지 고개가 많음
3. 영덕 풍력발전소에서 영덕 하저로 내려가는 임도를 타는 것을 권장함
4. 자동차전용도로 진입로를 알리는 표시판을 보기 힘들어 잘못 진입할 수 있음
5. 해안도로의 경치는 정말 보기 좋음
6. 대체로 덤프트럭과 버스가 자전거에 위협적임
7. 고속버스에 승객의 짐이 없을 경우 6대 정도 자전거를 실을 수 있음.
거리(280km) 강릉 -94km- 장호 -98km- 고래불 -88km- 포항 / 이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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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통해 사회를 분석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 역사가 담긴 자전거기행문 <미안해요! 베트남>, <체게바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 <장준하 구국장정6천리 따라 자전거기행> 출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 전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현 배재대 명예교수, 피리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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