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드시 돌아오겠다(I shall return)를 남기고 떠난 맥아더윤병두
마닐라 베이의 아침은 너무나 잔잔하고 평온했다. 코레히도르 섬을 향해 떠날 준비를 하는 페리호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꽤 분주했다.
나는 지금 태평양전쟁의 격전지였던 코레히도르 섬을 향해 떠나고 있다. 12월 초, 이곳 하늘은 우리나라의 가을하늘처럼 높고 맑았다. 배 안에서는 당시 전쟁에 참여했던 노병이 생생한 현장을 설명하면서 역사적 현장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BRI@1시간 반 만에 도착한 코레히도르 섬. 섬에 내리자마자 내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바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었다. 어릴 적 6·25전쟁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나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에 남다른 관심이 갔다.
1942년 일본군이 이곳을 맹렬히 공격할 당시, 맥아더는 호주로 떠나면서 '나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I shall return)'라며 이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이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그는 말한대로 일본군에게 빼앗긴 이 섬을 1945년에 다시 탈환하고, 마닐라 만을 장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고 삼았다고 한다.
이곳에는 작전사령부로 활용했던 지하터널과 각종 건물들이 폐허가 된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과 6km 거리에는 바탄반도가 머리를 내밀고 있고 당시의 참혹했던 현장이라도 말해주듯 흰 구름이 하늘을 치솟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