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씨가 방송차 위에 올라가 1인시위를 하고 있으며(위 사진), 송수근씨도 회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박미경
박씨는 회사로부터 미행과 감시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책에서 "해고 이후 계속된 미행, 감시, 구속 등 너무 억울하고 분통 터져 불면증에 시달리다 눈에 사자(死者)까지 보이고 환청에 시달려 결국은 우울증과 피해사고, 가슴 답답함, 신경쇠약 등으로 정신과 진료까지 받으며 화병으로 고생했다"고 말한다.
"오늘은 삼성SDI에서 벚꽃축제를 하는 날이니 1인 시위를 중단해 달라고 합니다. 남편은 명예훼손 등으로 철창 안에 갇혀 있고, 어린 딸은 아파서 힘들어 하고, 저 또한 과거에 남편이 고통받은 것처럼 힘든 날들을 지내면서 이대로 있다간 분통 터져 죽을 것 같아 겨우겨우 힘을 내서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삼성에선 한 가정을 풍비박산 내놓고 자신들은 잔칫날이니 비켜달라고 하더군요."(2003년 4월 4일).
박미경씨는 "노동운동이란 말을 들어본 적도 없고 '피켓'이나 '1인시위'가 뭔지도 모르는 평범한 주부였다"면서 "그런데 뜻밖에 불어닥친 남편의 해고는 자신의 삶을 180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남편 해고의 부당함과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삼성SDI의 해고 노동자 탄압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남편의 홈페이지(www.antisdi.com)와 여러 인터넷 매체에 사진과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심이 밥 먹여 주냐고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세계 초일류기업이라는 삼성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무노조 경영'이라는 노사방침을 고수하며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삼성의 이면이 그녀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저자는 '양심에 따르는 고통'이란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다짐하고 있다.
"혹자는 저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양심이 밥 먹여 주냐? 가족을 생각해서 이제 그만해라.' 일부 사람들이 그래왔듯이 불의를 보고도 못 본 체 지나쳐야 할까요? 현실에 안주하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고 한 발짝 물러서면 정말 마음이 편해질까요? 그런 삶은 진정한 행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아픈 남편을 대신해 오늘도 투쟁합니다. 남편의 건강이 회복되길 간절히 기도하며."
들꽃은 꺾이지 않는다
박미경 지음,
삶창(삶이보이는창),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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